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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물가와 GDP

정부 "최선을 다하겠다"…물가상승률 2.6% 9년만에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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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소비자물가 2.5% 올라

공업제품 3.4%↑… 9년 새 최대

농수산물 이어 가공식품도 껑충

전세가 2.4% 올라 4년래 최고

물가상승세 당분간 지속 전망

홍남기 “올 상승률 2%대 방어”

당초 1.8% 목표치 사실상 포기

세계일보

6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우유를 구매하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달걀(43.4%)이 오르는 등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3.7% 상승했다. 유가와 우윳값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쳐 가공식품은 2.5%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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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5% 치솟았다. 달걀값에 석유류, 전셋값까지 서민 생활에 밀접한 품목의 상승 폭이 컸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지난 3분기 물가는 2.6% 올라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는 올해 목표로 했던 ‘1.8% 물가상승’을 사실상 포기했다. 치솟는 물가에도 정부는 “(물가 안정에)최선을 다하겠다”며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까지는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상승했다. 지난 4월(2.3%) 이후 6개월째 2%대 상승률이다. 이 같은 추세는 2009년 8월부터 2012년 6월까지 2년 11개월 연속 2% 이상을 나타낸 후 최장 기록이다.

특히 분기별로 보면 올해 3분기(7∼9월) 물가 상승률은 2.6%를 기록했다. 2012년 1분기(3.0%) 이후 최고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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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달걀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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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3.7% 올랐다. 달걀(43.4%), 상추(35.3%), 마늘(16.4%), 돼지고기(16.4%) 등이 많이 올랐다. 무(-44.7%), 배추(-40.3%) 등은 내렸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3.4% 오르면서 2012년 5월(3.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유가와 우윳값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쳐 가공식품은 2.5% 올랐고 석유류는 22.0% 상승했다. 세부적으로는 경유(23.8%), 휘발유(21.0%), 라면(9.8%), 빵(5.9%)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비스는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오름폭은 0.1%에 그쳤으나 개인서비스가 2.7%, 집세가 1.7%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중에는 보험서비스료(9.6%), 공동주택관리비(4.6%) 등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집세 중 전세는 2.4% 올라 2017년 11월(2.6%)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월세는 0.9%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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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도 리터당 2000원 육박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2.5%를 기록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6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L당 휘발유 가격이 2198원으로 표기돼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여태껏 개인서비스와 농축수산물, 석유류가 물가상승을 주도했는데 이번에는 가공식품도 많이 올랐다”며 “명절 수요 증가와 국민지원금 지급 등의 영향도 혼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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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김승태 물가정책과장은 “다음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이 기저효과로 작용하며 상승 폭이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국제유가 상승 폭 확대 등 공급자 측 요인이 장기화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6개월째 2%대 물가상승률이 계속되면서 정부가 올해 목표로 했던 ‘1.8% 상승’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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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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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올해 물가상승률을 2% 선으로 잡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불황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에 물가상승이 더해지는 상황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스태그플레이션까지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물가상승률이 얼마가 돼야 우리 경제에 부담이 없나”라는 질의에 “우리 경제의 거시적 흐름과 비교하면 2% 수준이면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계란 등 농축수산물은 비축물량을 방출하고, 철강을 포함한 원자재는 지원제도를 활용해 가급적 기업 부담을 줄여주겠다”며 “공공요금은 하반기 동결 기조로 인상이 필요하더라도 내년으로 분산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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