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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삼성 외야의 위기, 이제 김동엽의 시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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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의 시간이 다시 찾아왔다. 팀에는 불운이었지만 개인적으론 호재를 맞았다. 보다 많은 경기에 나설 기회를 잡았다.

기회만 오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 그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할 때다.

삼성 거포 김동엽(32) 이야기다.

매일경제

삼성 주전 중견수 박해민이 부상으로 빠지며 김동엽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김동엽은 이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김동엽은 올 시즌 43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다. 삼성이 외국인 선수로 좌익수 요원인 피렐라를 영입하며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경쟁자인 김헌곤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삼성 타자 중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하는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김동엽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줄어들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김동엽은 스타일상 꾸준히 출장하며 밸런스를 잡아가는 유형의 선수다. 그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팀 사정상 김동엽에게 계속 기회를 주기 어려웠다. 경기 출장 빈도수가 적다보니 타격감이 떨어지고 타격감이 떨어지니 성적도 떨어져 스타팅으로 기용하기 어려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다. 팀 내에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선수였도"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기회가 찾아왔다. 주전 중견수 박해민이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내 복귀가 어려워졌다. 여기에 대안으로 나섰던 박승규 마저 부상을 당했다.

삼성 외야에 큰 공백이 생긴 셈이다.

반대로 김동엽에게는 꾸준히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타격 성적 여부를 떠나 꾸준히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피렐라는 고질적인 발바닥 부상으로 수비에 많이 나가기 어려운 상황. 김헌곤은 중견수를 맡아야 한다. 좌익수 한 자리가 비게 됐다.

김동엽은 14일 LG전과 16일 KIA전에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다. 두 경기서 모두 안타를 치며 좋은 감을 보여줬다.

특히 16일 KIA전서는 홈런을 터트리며 시즌 2호 홈런을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나갈 기회만 많이 주어지면 분명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KIA전 마지막 타석에서 보여 준 안타는 김동엽이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을 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타격이었다.

김동엽은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바깥쪽으로 오는 공을 기술적으로 팔의 힘만 가지고 툭 받아쳐 우익수 앞으로 보냈다. 경기를 중게한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 "김동엽의 저런 타격은 처음 본다"고 놀랄 정도로 힘을 빼고 기술적으로 받아친 타구였다.

타고난 파워를 앞세워 홈런을 칠 수도 있고 팀의 필요에 따라 팀 배팅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수비력에서도 단점이 많이 보완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삼영 감독은 "김동엽의 좌익수 수비가 나쁜 편이 아니다. 꾸준히 나가면 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음을 보이고 있다.

파워에 있어서는 단연 팀 내 1위인 김동엽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라이온즈 파크를 홈 구장으로 쓰는 삼성 입장에선 대단히 귀한 거포 자원이다.

그런 그에게 이제 진자배기 기회가 찾아왔다. 수비형 선수들에게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선 확실한 타격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이미 지난해 후반기서만 타율 0.355 14홈런 46타점을 쓸어 담은 기록이 남겨져 있는 김동엽이다. 가을 바람이 불면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지금 가을이 왔고 그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김동엽의 시간이 시작됐다. 과연 김동엽은 이 시간을 살리며 팀과 개인을 위해 꼭 필요한 타격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삼성의 가을 야구에 대단히 중요한 변수가 생겼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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