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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이현우의 MLB+'

[이현우의 MLB+] 만 40세, 제2의 전성기 맞이한 웨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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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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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애덤 웨인라이트(40·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불혹의 나이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웨인라이트는 지난 2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1볼넷 5탈삼진 호투로 팀의 13-0 대승을 이끌면서 시즌 13번째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로 웨인라이트의 2021시즌 성적은 13승 7패 169⅔이닝 155탈삼진 평균자책점 2.97이 됐다.


이는 내셔널리그(NL) 다승·이닝 부문 2위, 평균자책점 부문 10위, 탈삼진 부문 1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놀라운 점은 만 40세란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점점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웨인라이트는 후반기 들어 '매덕스(100구 이하 완봉승)' 한 차례를 포함해 6승 2패 64이닝 56탈삼진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 중이다.

인종차별의 벽이 무너진 1947년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만 40세 이상의 나이로 정규시즌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7명(놀란 라이언, 워렌 스판, 로저 클레멘스, 코니 마레로, 릭 레우첼, 랜디 존슨, 바톨로 콜론)뿐이다. 그리고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웨인라이트는 이 명단에 8번째 투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올 시즌 웨인라이트의 활약은 이례적이다.

웨인라이트의 2021시즌 성적

다승: 13승 (NL 공동 2위)
이닝: 169이닝 (NL 2위)
탈삼진: 155개 (NL 14위)
ERA: 2.97 (NL 10위)
피안타율: 0.215 (NL 8위)
WHIP: 1.03 (NL 9위)
[전반기] 7승 5패 105⅔이닝 99탈삼진 ERA 3.58
[후반기] 6승 2패 64이닝 56탈삼진 ERA 1.97

누적 기록만 놓고 봤을 때 웨인라이트는 통산 180승 105패 2239이닝 1985탈삼진 평균자책점 3.35으로 현역 다승 6위, 이닝 8위, 탈삼진 9위, 평균자책점 6위(2000이닝+ 기준)에 올라있는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 특히 전성기 시절이었던 2009~2014년엔 5시즌 연평균 18승 10패 226이닝 201탈삼진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록 사이영상은 한 차례도 받지 못했으나, 같은 기간 NL 사이영상 최종 후보 3인에 선정된 시즌이 네 차례나 있을 정도로 꾸준히 최정상급 활약을 펼쳤던 그다. 하지만 만 32세였던 2014년 이후 웨인라이트의 성적은 급격히 추락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웨인라이트의 연평균 성적은 7승 5패 98이닝 평균자책점 4.54.

그중 규정이닝을 소화한 시즌은 2016년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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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올 시즌 웨인라이트의 반등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점은 역시 '건강'이다. 2017-18시즌에만 부상자 명단(IL)에 5차례나 등재됐던 웨인라이트는, 최근 3년간 2019년 햄스트링 통증으로 10일 자 IL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부상을 입지 않았다. 부상 방지를 위해 영입한 새 트레이너와 함께 철저한 식단 관리와 체계적인 운동 체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경기 내적으론 웨인라이트의 '볼 배합'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실제로 웨인라이트는 2018시즌 후반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한 이후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주무기 커브볼의 구사율을 30% 중반대 이상으로 이전 대비 10%p 이상 늘렸다. 즉, '변형 패스트볼을 활용해 공격적인 투구로 맞혀 잡는다'는 기존의 투구 스타일에서 벗어나, 브레이킹볼을 활용해 더 많은 헛스윙을 유도해내는 방식으로 변화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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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나이가 듦에 따라 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감소한 것(89.2마일)과는 반대로 제구력이 좋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올 시즌 웨인라이트는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 부근으로 던진 공 가운데 무려 51.1%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해당 부문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베이스볼서번트 기준). 이는 그만큼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으로 정교하게 제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MLB.com의 마크 페트리엘로에 따르면 올 시즌 웨인라이트의 투심 중 45.4%가 (상대타자가 스윙을 하지 않은) 루킹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투심 200구 기준 10위). 헛스윙률이 8.9%로 136위에 그치고 있으며, 타구를 허용했을 때 출구속도 역시 평균 92.5마일로 빠른 편임에도 올시즌 웨인라이트의 투심이 2번째로 높은 득점 억제력(-13점)을 기록 중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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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웨인라이트의 투심 패스트볼 성적이 좋을 수 있었던 데에는 수비의 도움도 컸다. 단짝 포수 야디어 몰리나가 공을 받고, 놀란 아레나도와 폴 골드슈미트가 코너를 지키는 내야진과 해리슨 베이더와 타일러 오닐이 배치된 외야진까지.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의 야수진은 NL에서 손꼽히는 강력한 수비(DRS +50점, ML 공동 3위)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수비 도움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올 시즌 웨인라이트의 성적이 폄하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미국 날짜로 8월 30일, 40번째 생일을 맞이한 웨인라이트는 메이저리그 투수 가운데 리치 힐(41세 172일)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 많은 선수다. 그럼에도 세인트루이스 투수 가운데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이닝(2위 김광현 97⅔이닝)을 소화하며 마운드를 지켜주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역사상 200승을 달성한 투수는 2명(밥 깁슨 251승, 제시 헤인스 210승)뿐. 과연 웨인라이트는 세인트루이스 역사상 3번째로 200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통산 200승까지 단 20승만을 남겨둔 웨인라이트는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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