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MLB, 미국 국민스포츠 지위 회복할까
옥수수밭 임시 경기장에 나타난 케빈 코스트너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야심 차게 준비한 '꿈의 구장(Field of Dreams)' 경기가 '대박'을 터뜨렸다.
해당 경기를 중계한 미국 폭스스포츠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전역에서 590만 3천 명의 시청자가 이 경기를 봤다"며 "이는 2005년 이후 최근 16년간 정규시즌 경기 중 최고 기록"이라고 전했다. 순간 최고 시청자 수는 609만 4천 명이었다.
옥수수밭에서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선수들 |
13일 미국 아이오와주 다이어스빌 '옥수수밭' 임시 야구장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뉴욕 양키스의 '꿈의 구장' 경기는 미국 전역에서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MLB는 1989년 상영된 할리우드 영화 '꿈의 구장'의 이야기를 현실에서 재연하기 위해 영화 촬영지에 8천석 규모의 임시 야구장을 지었고, 이곳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추진했다.
경기 전에 펼쳐진 이벤트는 미국 야구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백발이 된 영화 주인공 케빈 코스트너는 영화 속 장면처럼 옥수수밭을 통해 야구장으로 들어와 관중들의 갈채를 받았다. 코스트너는 영화 속 명대사 "이곳이 천국입니까?"를 관중석을 향해 외치기도 했다.
꿈의 구장 경기에서 승리한 화이트삭스 선수들 |
경기 내용도 극적이었다.
화이트삭스는 7-4로 앞선 9회초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투런 홈런 2개를 허용해 7-8로 역전당했다.
그러나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팀 앤더슨이 우월 끝내기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경기의 전 과정이 영화 같았다.
사실 미국 국민스포츠 지위를 유지하던 MLB는 최근 이처럼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인기가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팬들의 고령화, 너무 긴 경기 시간, 미디어 시장의 급변, 경쟁 콘텐츠의 범람 등의 악재로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미국 내 평균 시청률은 역대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MLB 사무국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MLB의 세계화를 위해 외국에서 경기를 치렀고, 더블헤더 시 7이닝만 소화하는 등 규정을 파격적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꿈의 구장' 경기도 위기를 극복하려는 MLB 사무국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꿈의 구장 경기가 단발성 반짝 흥행으로 그칠지, 아니면 젊은 층 유입의 물꼬를 트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지 관심을 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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