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 악화에 한국 수출 둔화 우려
모건스탠리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 예상"
외국인 최근 4일새 코스피 4조원 이상 매도
사진=연합뉴스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160원대에 안착하면서 전일에 이어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이틀 연속 2000명 수준의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 반도체 수출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 규모도 커지면서 환율을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1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4.80원 오른 1161.20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0월 6일(1161.00원) 이후 10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전일 1156.40원에 마감한 이후 1160원대로 추가 상승한 것이다. 장중 한 때는 최고 1162.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 규모를 키우면서 역송금 경계감에 대해 롱(달러 매수)플레이 심리를 부추겼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나흘째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일 1조6200억원 내다 판데 이어 이날도 1조8760억원 가량 매도 했다. 이날까지 최근 나흘 동안 매도한 규모는 4조3300억원 가량이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 시장에서 매도 규모를 키운 것은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 메모리 업황 둔화를 예상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대폭 하향하는 등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영향이 컸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1일 ‘메모리-겨울이 오고 있다’는 보고서에서 “D램(DRAM) 가격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반도체 주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SK하이닉스는 15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반도체 수출인데 메모리 반도체 수출에 대한 경기 정점 의견이 모건스탠리 등에서 나오면서 전일에도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던지는 모습이 나왔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였다”면서 “한국 반도체 수출 둔화 우려가 퍼지면서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커지고 환율을 밀어 올린 양상”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1150원대 후반선에서 저항선을 뚫어보고자 하는 심리가 커지면서 롱(달러 매수)을 잡은 것이 쏠림 현상을 만들었다”면서 “1160원대 목전에서는 이월 네고(달러 매도) 물량도 조금씩 나오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상승 압력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달러인덱스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여전히 92선, 1.3%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오전 3시께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1포인트 오른 92.93,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017%포인트 내린 1.340%를 기록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출 우려가 쉽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8월 26일 잭슨홀 미팅, 9월 3일 미국 월간 고용지표 발표 등이 남아있는 만큼 달러 매수 심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둔화 우려가 쉽게 개선되기는 어렵고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경계감도 남아 있어서 그때까지는 달러 매수를 하기 좋은 분위기이기 때문에 3주 정도는 상승할 수 있다”면서 “연간 환율 상단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는데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생기지 않는 이상 1200원대까지 가진 않을 것이며 110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89억5200만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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