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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물가와 GDP

델타변이에 물가급등까지…40여년만의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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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MT리포트] 코로나 속 인플레, 돌아온 스태그플레이션 공포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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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3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달걀을 정리하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지난 4월 2.3% 오른 뒤 5월(2.6%), 6월(2.4%)에 이어 4개월 연속 2%대 물가 상승률이다. 2021.8.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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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물가가 급등하면서 40여년 만에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속 물가상승)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향후 델타 등 변이와 금리인상이 경기에 미칠 영향이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여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기회복세 둔화+물가급등=스태그플레이션?

4일 미국 상무부와 시장 전망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5% 뛰며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 PCE 가격지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2015년=100)로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지난 4월(2.3%) 이후 4개월째 2%대 상승세를 이어가며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연 2%)를 웃돌았다.

문제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델타 변이 등의 영향으로 경기회복세는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연 4.5%에서 4.1%로 내려잡았다. 영국 은행 바클레이즈도 4.1%에서 4.0%로 내리고 3분기 성장률이 0.6%로 2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4차 대유행으로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된 만큼 하반기 대면서비스 등 타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미국도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6.5%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8.4%를 밑돌았다.

물가가 뛰고 경기 회복세까지 꺾일 경우 40여년 만에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일쇼크 등의 영향으로 1970년대 중반과 1980년대 초반 두 차례 발생했다. 1973년말~1975년초, 1980년 당시 경기침체 속에 미국 소비자물가는 연 10% 이상 뛰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최근 한국과 미국에서 식료품에 머물던 가격 상승세가 물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히 있다고 봐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과하게 유동성을 풀어놓은 상황에서 금리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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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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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세 주춤한데 금리인상 임박

당초 한은은 올 하반기엔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며 올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연 1.8%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엔 기류가 달라졌다. 지난 3일 공개된 최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 관계자는 당시 회의에서 "하반기 중 유가가 현재의 70달러대를 유지한다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 수준(1.8%)을 상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금통위원은 "그동안 한은은 수요 측 물가압력이 크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를 줄곧 내놨는데 이제는 이러한 표현을 쓰기 불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위원은 "글로벌 농축수산물가격, 국제유가 등의 흐름을 통해 볼 때 소비자물가의 상승세가 완만해질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한은의 예상보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랠리가 길고 강하게 이어진 게 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올해 초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출발해 지난 3일 70.56달러로 70% 가량 뛰었다. 한은은 원자재 가격이 추세적으로 상승(10%)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4분기 이후 최대 0.2% 상승해 충격의 효과가 장기에 걸쳐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한은은 이르면 이달, 늦어도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할 계획이다. 물가 과열을 막기 위함이다. 그러나 금리인상은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한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경기 회복세가 늦어질 수 있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순 없다"면서도 "변이 바이러스도 백신 보급이 충분히 이뤄지면 영향력이 떨어지는 만큼 경기 회복 흐름세가 꺾일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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