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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이슈 물가와 GDP

3Q 경기둔화·치솟는 물가…'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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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IB, 韓성장률 전망 하향
3Q 성장률 상승세, 2Q 대비 둔화 가능성

한은도 물가상승압력 확대 평가
전문가 "당장 우려 적지만, 유동성 회수 등 정책대응 필요"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하반기 경기회복이 불확실해진 가운데 물가는 또다시 올해 최고치로 뛰면서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공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수출과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로 경제가 버텨주고 있고, 정부도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당장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향후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과 물가급등 지속 여부가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점쳐진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형 IB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7%로 발표된 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5%에서 4.1%로 낮췄다. 영국계 IB 바클레이스는 전망치를 4.1%에서 4.0%로 내리고, 3분기 성장률은 0.6%로 2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4% 성장률 달성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3분기 경기가 예상보다 둔화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관측한 것이다.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된 만큼 대면소비가 줄며 성장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물가 상승 추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당초 올해 물가 상승 추세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한 한국은행의 시각도 미묘하게 달라졌다. 한은은 지난달 17일 ‘최근 인플레이션 논쟁의 이론적 배경과 우리 경제 내 현실화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수요 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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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자 판매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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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저성장 시기엔 물가가 낮고, 경기가 호황을 보일 때 물가도 함께 뛰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부와 한은도 경기가 침체되면 돈을 풀거나 금리를 내리고, 과열 양상을 보이면 돈을 거둬들인다. 그러나 일단 스태그플레이션 상태로 진입하면 경기대응책이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 돈을 풀면 물가는 더 뛰고, 긴축 정책을 펼치면 경기침체가 가속화할 수 있어서다. 선제적으로 물가 급등에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상황에 대해 "분명히 스태그플레이션 성격이 있다"며 "아직은 경제지표가 좋지만, 대면소비가 악화하고 있고 전반적으로 물가가 굉장히 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보고 정책 대응을 하는 것이 필요한데, 유동성을 일부 회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원자재 가격이 약간 떨어지며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소폭 낮아졌다"면서도 "3분기부터 경기침체 가능성은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초 스태그플레이션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스태그플레이션은 과장된 우려라는 분석도 나온다. 물가가 높긴 하지만 4% 성장률을 침체로 보긴 무리라는 지적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별로 동의하지 못한다"며 "경기회복이 둔화하면 물가도 예상보다 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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