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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도쿄 일문일답]'女체조 첫 메달' 여서정 "여홍철 딸로 불려도 좋다…난 아빠의 길을 따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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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시상식. 한국 여서정이 동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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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도쿄=김용일기자] “여홍철의 딸로 불려도 좋다, 난 아빠의 길을 따를 뿐.”

‘한국 여자 체조의 간판’ 여서정(19·수원시청)은 2일 올림픽 선수촌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취재진과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하며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감격스러워했다.

전날 여서정은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을 획득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93년 역사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메달리스트가 되는 역사를 썼다. 게다가 그는 1996 애틀랜타 대회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와 함께 국내 최초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여 교수가 올림픽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고 지켜본 가운데 따낸 메달이어서 더 값졌다.

동메달 확정 직후 여서정은 이정식 감독, 민아영 코치와 얼싸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이 감독은 “1차 시기 공중 동작할 때 높이가 좋았다. 안전하게 착지하리라는 것을 직감했다”며 “컨디션이 늦게 올라와서 걱정됐는데 앞서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너무나 잘 했기에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늘 아버지의 그림자에 가려 ‘여홍철의 딸’로 살아야 했던 여서정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32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기며 이름 석자를 각인시켰다. 그리고 3년이 지나 올림픽 오륜기 앞에서 제 가치를 발휘, 여 교수를 확실하게 ‘여서정의 아버지’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는 “난 뭐라고 불려도 상관이 없다. 아빠도 잘 하셨고, 난 그 길을 따르는 것이다. 둘 다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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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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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여서정과 일문일답

- 여자 체조 최초 올림픽 메달을 따낸 기분은?
솔직히 처음 올림픽 왔을 때 메달을 목표로 한 건 아니었다. 기술 성공이 목적이었다. (기술) 성공도 하고 메달도 따서 영광이다. 코치진께서 잘 하도록 해주셔서 감사하다. 국민 여러분, 가족, 친구 모두 응원해주셔서 메달 딴 것 같다.

- 경기 직후 아버지와 무슨 얘기를 주고받았나.
아빠가 “정말 잘했다, 수고했다”면서 “아빠는 너를 믿고 있었다”고 해주셨다. 농담식으로 2차 시기는 (과거 올림픽에서) 아빠와 거의 똑같이 됐다더라.(웃음) (아버지만큼 어머니도 많은 지원을 해주셨을 텐데) 선수촌에서 힘들 때마다 엄마가 지지 많이 해주셨다. 솔직히 아빠보다 엄마와 더 많은 얘기를 했다. 믿고, 열심히 지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 메달리스트가 된 기분이 어떠한가.
축하 연락을 많이 받게 돼 실감이 나더라. 아침에 일어났을 땐 홀가분했다. 기술도 성공했고, 메달도 따서 그런지 편하게 잤다. 축하 메시지가 아직도 많이 오고 있다.

- 아버지 여 교수께서 ‘여홍철보다 여서정의 아버지로 불리고 싶다’는 말을 했다. 스스로 어떻게 불리고 싶나?
아무래도 아빠가 여홍철이어서 처음에 운동 시작하고 메달을 땄을 때 아빠 그늘에 가려지는 게 많았다. 그것에 아빠도 걱정이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 난 뭐라고 불려도 상관이 없다. 아빠도 잘 하셨고, 난 그 길을 따르는 것이다. 둘 다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

- 아직 어린 나이다. 다음 목표는?
조금 더 기술 자세를 보완하고 스타트 점수도 올리도록 열심히 훈련해야 할 것 같다. (한국가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집에 가면 떡볶이를 먹기로 했다.(웃음) 또 대학생인 언니가 방학이어서 함께 놀기로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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