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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다빈 투혼의 銀…혈액암 극복한 인교돈은 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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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도쿄올림픽 ◆

매일경제

27일 태권도 국가대표 이다빈(왼쪽)이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여자 67㎏ 초과급 결승에서 패한 뒤 승자인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에게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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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국가대표 여자 67㎏ 초과급의 이다빈(25·서울시청)이 2020 도쿄올림픽 결승전 패배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메달이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태권도가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다. 남자 80㎏ 초과급에 출전한 세계랭킹 2위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은 태권도 두 번째 동메달을 따냈다. 이렇게 태권도 선수단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일정을 모두 끝냈다. 도쿄올림픽은 우리나라가 21년 만에 단일 대회에서 태권도 금메달을 한 개도 따내지 못한 대회로 기록됐다. 태권도의 세계화로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의 전력이 평준화된 게 한국이 더 이상 올림픽에서 압도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27일 이다빈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A홀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67㎏ 초과급 결승에서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29)에게 7대10으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다빈은 1라운드에서 머리를 허용하는 등 5점을 내주며 기선을 제압당했다. 2라운드에서 1점을 따내며 추격 의지를 보였다. 이후 몸통 공격을 다시 성공시키며 5대3으로 따라붙었지만 넘어지면서 1점을 내줬다. 3라운드에서 다시 펀치와 몸통 공격을 성공시키며 6대6 동점까지 만들었지만 마지막 20초 동안 4점을 허용하며 분루를 삼켰다.

비록 금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부담을 안고 출전한 이다빈은 엄청난 투지를 보였다. 특히 준결승전에서 영국의 비앙카 워크든(30)을 상대로 종료 1초를 남기고 22대24로 밀리다 회심의 헤드킥을 성공시키며 25대24로 경기를 뒤집는 드라마를 쓰기도 했다.

같은 날 인교돈은 준결승전에 올라 데얀 게오르기예프스키(22·북마케도니아공화국)에게 6대12로 패했다. 이후 치러진 동메달 결정전에선 슬로베니아의 이반 트라이코비치를 맞아 5대4로 승리했다. 인교돈은 암을 극복한 인간 승리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2014년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이듬해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해 은메달을 따며 부활했다. 2017년 무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태권도는 규정상 한 국가에서 출전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은 6명이다. 경기 첫날인 25일 남자 58㎏급에 출전한 장준(21·한국체대)은 동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같은 날 심재영(26·춘천시청)은 여자 49㎏급에서 8강에 머물렀고 '간판' 이대훈(29·대전시청)과 이아름(29·고양시청)은 모두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한국이 2000 시드니올림픽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최소 1개 이상의 금메달을 수확했지만 도쿄에서 중단됐다.

종주국 한국이 메달을 독식하지 못한 배경을 두고 세계화의 성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5일 "메달 획득이 어려운 나라들에 태권도는 메달을 딸 수 있는 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현재 세계 태권도 연맹은 210개 회원국과 난민 대표까지 포함하고 있다"며 태권도 세계화를 분석하기도 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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