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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김원중, 사라지는 직구 회전 100rpm 미스터리...체력 문제 아냐[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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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무리는 김원중이다. 허문회 전 감독 때도 그랬고 서튼 감독 체제에서도 변함이 없다.

그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두둑하다.

하지만 성적까지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패스트볼에 대한 약점이 드러나며 어려운 고비를 여러차레 맞고 잇다. 확실한 클로저로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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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이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의 차이를 크게 나타내고 있다. 회전수가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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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은 최근 몇년 간 롤러 코스터 같은 투구를 했다.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의 차이가 컸다.

선발로 시작한 2019시즌,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불펜으로 전향한 뒤 매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2020시즌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5승4패25세이브, 평균 자책점 3.94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시즌 막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한 바 있다.

허문회 당시 감독은 2021시즌이 되면 김원중이 훨씬 나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험이 쌓였기 때문이다.

허 전 감독은 지난해의 경험이 김원중에게 큰 힘이 됐을 것이라는 진단을 했다. 올 시즌 보다 과감한 기용을 꾀하려는 이유였다.

허 전 감독은 "김원중이 지난해 시즌 막판 고전했던 것은 마무리 투수로서 첫 해 겪을 수 있는 시행 착오였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체력 관리를 해준다고 해줬지만 선수 스스로 힘을 배분하고 준비하는데 있어 모자람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올 시즌에는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좀 더 과감하게 김원중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본인이 느끼는 것이 많았을 것이기 때문에 체력 관리도 효과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시즌엔 시즌 막바지까지 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원중의 후반기 부진이 체력적인 문제였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그 분석은 신빙성이 떨어졌다. 김원중은 올 시즌 초,중반 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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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제공으로 분석한 김원중의 최근 2년간 성적을표다.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이 측정한 바로는 김원중이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의 차이는 패스트볼 성적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선발로 시작한 2019시즌, 김원중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0.322로 높았다.

그러나 불펜으로 전향한 뒤 김원중의 패스트볼은 피안타율이 0.250으로 떨어졌다. 당시 김원중의 패스트볼 평균 회전수는 2400rpm을 훌쩍 넘었다. 볼 끝에 힘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올라갔다.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0.314로 높아졌다.

패스트볼의 헛스윙 비율은 16%에서 24%로 확실히 높아지고 좋아졌다. 하지만 회전수가 오락 가락 하며 위력은 떨어졌다.

안 좋을 때 김원중 패스트볼의 회전수는 2300rpm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약 100rpm정도가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패스트볼의 피장타율이 0.588로 크게 늘어난 부분이 약점으로 지목됐다.

마무리 투수가 한 방에 스코어링 포지션으로 주자를 보내는 것은 가장 피해야 하는 패턴이다. 장타 억제력을 갖추지 못한 마무리는 매 경기 불안감을 줄 수 밖에 없다.

2019시즌에 비해 스플리터의 위력이 크게 향상 됐으나 패스트볼이 통하지 않으면 스플리터의 위력도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올 시즌에도 김원중의 패스트볼은 많이 맞아나가고 있다.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이 0.345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피 장타율도 0.561로 매우 높다. OPS가 0.963이나 된다.

패스트볼의 구위가 낙제점이라 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기복이 심할 수 밖에 없다. 좋았을 때는 패스트볼이 잘 먹히지만 안 좋을 때는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김원중의 패스트볼이 좋았을 때는 회전수가 2400rpm 중반대를 형성한다. 이럴 땐 실점도 거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안 좋을 때는 2350rpm을 넘기도 버겁다. 당연히 결과도 안 좋다.

100rpm이나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사라진 회전수 100rpm은 김원중의 패스트볼 난타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왜 회전수의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나타나는지난 확실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분명한 건 체력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올 시즌은 힘이 떨어지기도 전에 진작부터 패스트볼의 회전수가 오락 가락 했다. 100rpm 정도의 차이는 매우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김원중의 미스터리라 할 수 있다.

김원중은 패스트볼과 스플리터 두 구종의 투 피치 유형 투수다. 패스트볼에 노림수가 걸리면 여지 없이 무너질 수 있다. 패스트볼이 살아냐만 김원중도 살아날 수 있다.

김원중의 패스트볼은 수직 무브먼트가 좋은 편은 아니다. 상.하 움직임이 적다. 작대기형 패스트볼이라 할 수 있다. 뚫고 지나가는 회전수가 떨어지면 볼 끝에 힘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사라진 100rpm의 미스터리를 풀어야 한다. 꾸준하고 일정한 회전수를 유지할 수 있어야 김원중도 꾸준한 활약을 펼칠 수 있다.

김원중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 이제 막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는 롯데 불펜이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 해법은 사라진 110rpm의 미스터리를 푸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 가지 힌트가 있다면 김원중의 익스텐션(투구시 발판 부터 손 끝까지의 거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원중은 1.99m에서 1.93m까지 약 6cm 차이의 익스텐션을 보이고 있다. 이 길이에 따라 회전수가 오락 가락 할 수 있다고도 할 수 있다.

2017시즌 자료로는 익스텐션이 길면 회전수가 2400rpm을 넘었고 짧았을 땐 2300대 rpm을 주로 나타냈다. 김원중이 보다 길게 공을 끌고 나왔을 때 힘을 받을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원중과 롯데가 심각하게 한 번 생각해 봐야 하는 대목이다.

26일 잠실 구장에서 만난 A팀 전력 분석 관계자는 김원중에 대한 데이터를 보여주자 "김원중의 패스트볼은 깨끗한 편에 속한다. 볼 끝이 지저분한 유형은 아니다. 다만 볼 끝에 힘이 있으면 밀고 들어오는 힘을 보여준다. 이럴 땐 공략을 해도 좋은 타구가 나오기 힘들다. 하지만 볼 끝에 힘이 떨어지면 패스트볼이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장타를 만들기 좋은 회전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장타 한 방에 위기를 맞고, 어려움에 빠지면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은 투수다보니 실점 확률도 높다고 할 수 있다. 회전수가 측정할 때마다 많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원인은 잘 모르겠다. 김원중 입장에서도 그 원인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회전수가 떨어지는 김원중의 패스트볼은 위력도 반감 된다. 제구가 아주 좋은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패스트볼에 대한 위압감이 떨어지면 타자들도 상대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회전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과연 김원중은 사라진 100rpm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까. 후반기 롯데의 반격에 대단히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서울(잠실)=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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