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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한국 여자양궁 올림픽 9연패 '금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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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도쿄올림픽 ◆

매일경제

안산·강채영·장민희(왼쪽부터)로 이뤄진 여자대표팀이 25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올림픽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순간 환호하고 있다. [도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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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125년 하계올림픽 역사상 9연패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올림픽에서 단체 종목 9연패를 달성한 건 미국의 남자 수영 400m 혼계영 대표팀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부터 세운 기록이 유일하다.

강채영(25·현대모비스)·장민희(22·인천대)·안산(20·광주여대)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여자대표팀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경기장에서 열린 여자단체전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팀을 꺾고 금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로써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양궁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단일 종목에서 9번이나 금메달을 따내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에 앞서 24일에는 양궁 혼성팀이 대한민국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안산과 김제덕은 결승전에서 네덜란드를 5대3으로 꺾고 첫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혼성 경기가 처음 도입됐기 때문에 안산과 김제덕은 혼성단체 첫 번째 금메달리스트로 역사에 기록됐다.

[도쿄 = 조효성 기자 / 서울 = 이용건 기자]

단 1세트도 안 내준 완벽한 승리…그녀들 앞엔 적수 없었다


88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후 女양궁 단체전 9연패

강채영·장민희·안산 트리오
ROC와 결승서 가볍게 승기

한국 양궁 무패신화 비결은
오직 실력만 보는 선발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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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안산·장민희·강채영(왼쪽부터)이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도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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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궁사들의 활시위에 자비는 없었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양궁 대표팀은 8강부터 결승전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모든 상대를 압도했다.

'먼저 쏘면 실망, 나중에 쏘면 부담', 한국을 상대한 모든 팀이 느끼는 감정이었다. 강채영(25·현대모비스)·장민희(22·인천대)·안산(20·광주여대)이 나선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여자 단체 결승전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제치고 '올림픽 9연패'를 달성했다. 올림픽 단체종목 9연패는 미국 남자 수영 400m 혼계영 대표팀이 1984년 LA올림픽부터 유지하고 있는 9연패 기록이 유일하다.

8강전에서 이탈리아를 손쉽게 꺾은 한국은 4강전에서 중국과 일본을 꺾고 올라온 벨라루스를 만났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지만 1세트부터 압도하며 손쉽게 경기를 끝냈다. 결승전에서 만난 ROC는 준결승 중 마지막 라운드 6발에서 57점을 쏘며 기세가 오른 팀이었다. 하지만 한국 여궁사들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1세트를 55대54로 승리하고 그대로 경기 내내 리드를 유지하며 6대0(55대54, 56대53, 54대51)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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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여자 양궁 무패신화는 1988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여자 단체전이 처음으로 데뷔한 서울올림픽에선 김수녕·왕희경·윤영숙이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뒤 바르셀로나에선 양궁 2연패 선수가 나왔다. 김수녕이 다시 한 번 이은경·조윤정과 메달을 따내며 여자 양궁 단체전 역사의 초반을 책임졌다. 한국 여자 양궁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금메달리스트들의 이름만 바뀔 뿐 실력은 변하지 않고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이 진행되기 전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누가 선발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크게 의미가 없다. 어떤 이름이 들어가도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자신감의 이유는 오로지 실력만 보고 대표팀을 선발하는 철저한 원칙주의 덕분이다. 이번 여자 대표팀에선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세계 랭킹 1위 강채영이 '에이스'로 꼽혔지만 23일 랭킹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한 안산이 혼성 대표팀 선발로 나섰다. 실력이 종이 한 장 차이인 상황에선 대회와 가장 가까운 날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가 쏴야 한다는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강채영·장민희·안산은 세계 최고 레벨 선수들이 모인 한국 여자 선수들 사이에서 수차례 선발전을 거쳐 뽑힌 최고들이었다.

한국 최고 6명이 '세계 최고 6명'인 양궁에서, 한국 궁사들에게 유일한 변수는 대회장 환경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의 양궁 사랑 아래 대한양궁협회가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어 사실상 변수 자체가 없다. 엄청난 소음에 당황했던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후로 한국 양궁은 모든 환경을 예측하고 사전준비를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4년 아테네에선 독특한 경기장 구조와 분위기, 2008년 베이징에선 국민성을 고려한 소음, 2012년 런던은 변덕스러운 기후를 고려했고 이번 2020년 도쿄올림픽에선 해변 가까이에서 부는 바람과 무더위를 대비했다. 세계 최정상을 지키고 있는 한국 양궁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전관왕을 노린다. 26일 남자 단체전이 열리며 30일과 31일 여자 개인전과 남자 개인전을 치른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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