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2차 추경 확대 움직임
政, 취약계층 우선 지원과 배치
자영업 악화도 금리인상 억제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코로나19 재확산과 2차 추가경정예산안 확대 요구가 나오면서 재정-통화정책 엇박자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재정과 통화정책이 상호 보완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통화정책을 움직일 폭이 좁아질 것이라는 견해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포퓰리즘' 2차 추경·내년 최저임금 5% 인상= 한은은 15일 서울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0.50%로 유지했다. 한은이 연내 적절한 시점에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힌 지 한 달 만에 코로나 4차 대유행이 변수가 터지면서 실물 경제 회복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요구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보편적 지원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앙은행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여력이 사실상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2차 추경의 3분의 1이 코로나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에 편성되며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지원은 상대적으로 쪼그라들었다. 소득하위 80%에 지급하기로 했던 재난지원금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으로 바뀌며 전 국민에 재정을 쏟아붓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집합금지 업종에 최대 900만원 지급을 결정했고, 더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손실보상 예산 확충과 관련해서도 6000억원을 선 지급한 후 부족분은 내년 예산에 반영하겠단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831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 15.4%였던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올해 3월 18.8%로, 3.4%포인트나 올랐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5%(440원) 인상된 것도 부담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조치로 인한 자영업자의 매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재정은 '핀셋' 통화는 '보편'으로 가야= 전문가들은 통화정책은 거시경제 전반의 상황을 고려해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저소득층·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금리 조정이 아닌 재정정책으로 지원했을 때 효과적이란 분석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추경을 보면, 재난지원금에 10조 이상이 들어간 반면 코로나로 피해가 큰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오히려 적다"며 "재정정책을 통한 핀셋 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통화정책 운용 여력이 떨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금융 불균형과 물가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시점인데, 재정정책이 통화정책의 발목을 잡은 격"이라며 "추후 자영업자는 금리를 0.5bp만 올려도 부담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통화정책은 거시경제 전반을 보고 보편적 대응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로 인한 일부 업종의 피해에 대한 지원은 재정정책으로 푸는 것이 맞다"며 "금리 인상을 통해 양적 완화 축소 방향으로 가되, 재정정책을 기민하게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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