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문화사
K팝 아이돌들의 성취가 '국위선양'으로 추앙받는 시대다. 그러나 이들의 음악은 산업 논리로 '만들어진' 것이자 '상품'에 가깝다고 폄하돼온 것도 사실이다.
음악평론가이자 음악인류학자인 저자는 이런 통념에 비판적 시선을 던진다. 그리고 방탄소년단(BTS), 아이유, 블랙핑크, 태민, 태연, NCT, 레드벨벳, 데이식스, 이달의 소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지금의 대중음악 신에서 유의미한 궤적을 그리고 있는 K팝 아이돌 열 팀의 음악 세계를 조명한다.
블랙핑크가 내뿜는 무대 장악력과 존재감, 데이식스 음악에 담긴 아름다운 선율의 힘, 레드벨벳의 대범하고 세련된 사운드, 지금의 BTS를 가능하게 한 일곱 멤버 개개인의 재능과 개성 등 팬들을 사로잡은 이들의 미학을 섬세하게 분석해 언어화한다.
이 작업을 통해 그는 "지난 세월 '아티스트'라는 칭호와 거리가 멀었던 아이돌 음악의 예술적 가치에 정당한 평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K팝 산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아이돌-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여러 이유로 봉인되어왔던 한국 대중음악 담론의 많은 부분들이 더 자유롭게 풀어져 펼쳐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고 말한다.
문학동네. 284쪽. 1만7천원.
▲ = 김창남 지음.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장, 사단법인 더불어숲 이사장으로 활동 중인 김창남 성공회대 문화대학원 교수가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성장·발전해 온 한국 대중문화를 통사적으로 읽는다.
신문물이 도입되는 개화기로 시작해 일제강점기를 거쳐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약 10년 단위로 대중문화의 변화상을 살핀다. 각 시대의 대중이 소비한 대중문화와 이를 둘러싼 역사적 상황,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문화 장르의 흐름 등을 훑는다.
저자는 영화사, 대중음악사, 방송사 등 대중문화의 하위 부문에 관한 역사를 다룬 책은 꽤 있는 반면 이들을 엮어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으로 정리한 책은 찾기 어려워 집필하게 됐다고 말한다.
대중문화사는 하위 장르의 역사를 단순히 합한 것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산업과 시장의 문제, 제도와 정책, 이데올로기적 지배와 저항, 기술과 매체, 세대 간 갈등과 차이 등이 대중문화에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한울아카데미. 432쪽. 4만9천원.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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