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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어물쩡 등록 수순, 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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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흥국생명 이재영, 이다영이 지난해 12월2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며 경기를 마치고있다.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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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흥국생명이 학교 폭력 전적으로 무기한 출정정지 징계를 내렸던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선두 등록을 강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22일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 참석해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선수 등록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V리그의 다음 시즌 선수 등록 기일은 30일이다. 이재영은 V리그에서 뛰고 이다영은 해외로 진출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의 움직임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절차다. 배구계에서는 이미 몇 달 전부터 흥국생명이 쌍둥이의 등록을 강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마침 이재영, 이다영이 SNS에 올렸던 사과문을 삭제하고 폭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폭로자에 대한 법적 대응 절차에 나섰다. 과거 일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지만 실제로 하지 않은 일을 한 것처럼 비쳐진 것을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일각에선 결국 이러한 과정 역시 선수로 복귀하기 위한 절차라는 시선이 존재했다. 법적으로 유리한 판결이 나오면 여론을 바꿔 자연스럽게 코트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었다. 마침 흥국생명이 두 선수의 등록을 진행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꽤 설득력이 있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두 선수의 선수 등록을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무죄 추정, 선수 권리 보호 원칙에 따라 등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게다가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잡지 못했다. 이재영마저 놓치면 지난 시즌 후반기보다 못한 경기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가뜩이나 제7구단인 페퍼저축은행의 등장으로 우려되는 경기의 질 하락에 불을 지필 수 있다. 두 팀의 전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 V리그 여자부의 박진감을 반감시킬 수 있다. 지난 시즌 급상승한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가 한꺼번에 날아갈 위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배구인은 “배구계 전체의 손실이 될 수 있다. 김연경이 떠난 상황에서 스타가 사라지면 지금의 인기를 유지하기 어렵다. 흥국생명도 성적을 생각하면 선수를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미 이재영, 이다영이 과거 학교 폭력 사실을 인정한 상황에서 너무 서둘러 선수로 복귀할 길을 열어주는 게 아니냐는 문제 의식도 있다. 당시 폭로 수위가 워낙 높았고 파급력이 강해 배구계를 넘어 체육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두 사람은 곧바로 학교 폭력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수순을 밟았고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 대한 무기한 출정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 사건이 터진 후 문재인 대통령이 “체육 분야 폭력을 근절하라”라는 특별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관심을 기울일 정도로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었다. 흥국생명은 그 정도로 배구계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두 선수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흥국생명은 물론이고 V리그라는 브랜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흥국생명의 판단에 따라 배구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다른 배구 관계자는 “성적이나 경기력이 우선인지, 리그 전체의 이미지가 더 중요한지 판단해야 하는데 흥국생명은 V리그 전체의 판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일부 사실이 아닌 폭로가 있다 해도 본인들이 맞다고 인정하지 않았나. 복귀하기엔 너무 이르다. 자칫 겨우 쌓은 성이 무너질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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