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소득 반영 주담대, 근로소득만 인정…자영업자는 소득인정 자료 확대

정부, 협회 통해 지침 마련

은행별 적용기준은 자율로

한도 늘어나도 상한선 제한

30대 미만 주로 혜택 볼 듯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미래소득 반영 주택담보대출’ 혜택 대상에서 프리랜서, 자영업자, 플랫폼노동자 등은 제외된다. 직장인과 달리 장래에 소득이 늘어난다는 보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은행연합회와 여신금융협회 등 금융업권의 각 협회와 간담회를 열고, 청년층의 대출 한도를 구할 때 미래소득을 가급적 반영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지난주에도 주요 금융사들과의 간담회에서 같은 내용의 당부를 전달했다.

내달 1일부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면 청년층들이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을 것을 대비한 조치다. 그간 담보 중심으로 심사하던 대출 관행이 소득에 기반한 DSR 중심으로 바뀌면 소득 파악이 어려운 연령층, 직업군이 대출 시장에서 소외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업계 의견 청취가 끝나는 내주께 금융위는 금융협회 주도로 제작한 ‘미래소득 인정기준’ 가이드라인을 각 금융사에 전달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을 전달 받은 은행들은 자체 기준에 맞게 장래소득 산술식을 만들어 다음달부터 바로 시행한다.

정부는 과거와 달리 실효성 있게 현장에서 활용되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래소득을 반영한 대출 한도 산정은 2012년, 2017년 두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금융업권 관계자는 “이번엔 당국에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게 느껴진다”며 “이번엔 협회 주도로 공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기 때문에 각 금융사도 적용하려고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가이드라인은 ‘미래소득 반영 주담대’ 혜택 대상자를 임금소득자로 제한할 예정이다. 자영업자와 같은 사업소득자도 소득증가율을 금융사 자체적으로 산정해야 하냐는 문의가 있었지만 이를 형평성 있게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매년 업황에 따라 소득이 달라져 통일된 소득증가율을 구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 대신 자영업자에겐 다양한 방식으로 소득을 인정받을 수 있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급여 외에 금융소득, 저축액, 카드사용액, 매출액 등 자료를 활용하면 과거보단 소득을 더 많이 인정할 수 있다는 식이다.

다만 임금소득자라고 해도 늘어나는 대출 한도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이론적으로는 청년 직장인의 대출 한도는 2억5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최대 40%까지만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월 250만원씩 버는 24세 근로자가 54세가 됐을 때 439만원(75.4%↑)을 번다고 가정한 계산이다.

하지만 이는 ‘미래소득 인정기준’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모범 예시일 뿐 각 금융사가 의무적으로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 통계상 20대 근로자가 30년 후 지금보다 1.8배 더 번다고 해도 이를 고스란히 미래소득에 반영하긴 어렵다. 연체 등 위험은 각 금융사가 전적으로 짊어지는 만큼 보수적으로 미래소득을 산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 입장이다.

게다가 30대 초반만 되더라도 미래소득을 반영해 늘어나는 대출 한도 증가율이 10% 미만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보수적인 은행의 시각이 반영되면 사실상 늘어나는 대출 한도는 미미할 수 밖에 없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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