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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상대 자책골·PK골…이기고도 숙제 남긴 벤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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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대표팀 손흥민 결승골로 월드컵 2차예선 레바논에 2 대 1 승

밀집수비에 고전, 선제골 내줘…최종예선 강팀 상대할 전술 절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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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오른쪽 7번)이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최종전에서 1-1이던 후반 결승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시키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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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예선 티켓은 따냈는데, 한 줄기 불신을 지우지는 못했다.

카타르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벤투호가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레바논을 상대로 큰 숙제를 확인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6차전에서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결승골에 힘입어 레바논에 2-1로 이겼다.

일찌감치 최종예선 티켓을 따낸 한국(5승1무)은 조 1위를 확정지었다. 2차예선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따내지 못한 레바논(2위·3승1무2패)을 안방에서 꺾으며 상대 전적에서도 10승3무1패를 기록했다.

결과만 따진다면 나쁠 게 없다. 한 번의 패배도 없이 22골을 쏟아내는 동안 단 1실점하며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그런데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결정적인 순간마다 흔들리던 한국의 약점이 부각됐다. 후방에서의 빌드업을 추구하는 벤투 감독의 축구가 일정 수준의 레벨에 다다른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기 쉽지 않다는 것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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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 자책골을 유도한 송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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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전반 무려 11개의 슛을 쏟아내고도 단 1개의 슈팅에 그친 레바논에 0-1로 끌려간 전반전이 대표적이다. 전반 12분 볼을 치고 나서려던 수비수 김문환(LA FC)이 우리 진영에서 공을 뺏긴 게 하산 사드에게 선제골을 내주는 빌미가 됐다.반면 한국의 공세는 빌드업 지점을 먼저 끊어내는 레바논의 밀집 수비에 가로막혔다.

한국이 승부를 뒤집은 후반전 두 골도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후반 6분 동점골은 코너킥 상황에서 송민규(포항)의 헤딩슛이 마헤르 사브라의 머리를 맞고 굴절된 행운의 자책골이었다. 그나마 후반 21분 손흥민의 결승골은 매끄러운 공격 작업이 만들어낸 작품이지만, 페널티킥 득점이었다.

벤투 감독이 안방에서 열린 2차예선 3연전에서 플랜B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점도 불안한 대목이다. 장신 골잡이 김신욱(상하이 선화)을 비롯해 선발 10명을 한꺼번에 바꾼 스리랑카전도 전술적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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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는 최종예선에서 만날 상대들의 면면은 지금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이 고전했던 레바논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3위에 불과하다. 2차예선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본(28위), 호주(41위), 카타르(58위), 사우디아라비아(65위), 이라크(68위), 시리아(79위), 베트남(92위) 등과 만나는 최종예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이 지난 3월 일본과의 원정 평가전에서 0-3으로 참패해 체면을 구긴 것도 불안요소다.

더구나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2차예선을 무실점 전승으로 통과하고도 3차예선에서 고전한 기억이 있다. 결국, 당시 사령탑이던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도 성적 부진으로 중도 낙마하는 아픔을 겪었다.

벤투 감독이 다른 결과를 얻어낼지는 지금으로서는 미지수다. 축구 전문가들은 벤투 감독이 최종예선 반환점인 5경기까지 불안감을 지우지 못한다면 같은 결과가 반복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2차예선을 마친 한국은 오는 7월1일 조추첨을 거친 뒤 9월부터 12개팀이 겨루는 최종예선에 나선다.

고양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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