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박세리 이래 10명이 11승
문호 넒고 홈 어드밴티지도 적어
가장 어려운 코스, 선수 적응 잘 해
4일 개막 샌프란시스코 총출동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역대 한국인 우승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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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자 박성현을 포함해 4등까지 모두 한국 선수였습니다. 톱 10중 8명이 한국이었습니다.”
2017년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해 US여자오픈 리더보드는 한국여자오픈 리더보드를 보는 듯했다. 2017년만 그런 게 아니다. 한국 선수는 US여자오픈에서 유난히 강했다. 최근 10개 대회에서 7승, 13개 대회에서는 9승이며, 1998년 박세리가 처음 우승한 이래 총 11승이다.
다른 메이저대회는 이 정도는 아니다. LPGA 챔피언십(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은 박세리와 박인비가 3승씩이지만, 모두 합쳐 8승이다. ANA 인스퍼레이션과 브리티시 여자오픈(현 AIG 여자오픈)은 6승씩이다. 에비앙은 메이저대회가 된 이후 7차례 대회에서 한국 선수는 3차례 우승했다.
한국은 왜 US여자오픈에서 강할까. 우선 출전 선수가 많다. US여자오픈은 ‘열렸다’는 뜻의 오픈(open)대회다. 국적, 인종 등을 떠나 실력이 되면 누구나 참가해 기량을 겨루는 대회다. US여자오픈은 KLPGA투어 상금 랭킹 5위, 세계 75위까지 출전할 수 있다. KLPGA투어 정상급 선수에게 문호가 열려 있다.
이에 반해 LPGA 챔피언십은 LPGA 투어 선수만의 폐쇄적인 대회다. ANA 인스퍼레이션은 KLPGA 상금 2위, 세계 30위까지 제한한다. 에비앙은 LPGA투어와 유럽 여자투어 선수에게는 문호를 활짝 열지만, 그 외에는 세계 40위까지다.
자격이 되는 KLPGA투어 선수가 LPGA 메이저대회에 꼭 나가는 건 아니다. 일정이 겹칠 수도 있고, 시차 문제 등으로 국내 투어 복귀 후 어려움을 겪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US여자오픈은 특별하다. 여자 골프대회 중 가장 오래됐고 권위가 있다. 상금(550만 달러)도 가장 많다. 야심이 있다면 도전할 가치가 있다 여긴다. 2011년 유소연, 2015년 전인지, 2020년 김아림이 KLPGA투어 소속으로 출전해 우승했다.
US여자오픈은 LPGA 베테랑 선수의 홈 어드밴티지가 상대적으로 적다. 대회장을 매년 바꾸기 때문이다. 반면 ANA와 에비앙은 매년 같은 곳에서 열리며, LPGA 챔피언십은 주로 몇몇 단골 코스에서 치러졌다.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바닷가 링크스라서 한국 선수의 경우 적응에 애를 먹는다.
박세리 효과도 있다. 1998년 박세리는 LPGA 챔피언십에서 먼저 우승했지만 US여자오픈에서 훨씬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선수들이 US오픈을 친숙하게 여긴다. 이후 한국의 US여자오픈 우승이 많았고, 그 영향으로 한국 선수들이 ‘해볼 만한 대회’로 생각한다.
실제로는 US여자오픈이 만만한 대회가 아니다. 여자대회 중 가장 어렵다. 페어웨이는 좁고 전장은 길다. 러프는 길고 그린은 딱딱하다. 짜증 날 만한 조건이 많다. 그래서 인내심 강한 한국 선수와 US여자오픈은 코드가 맞는다. 제76회 US여자오픈은 4일(한국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올림픽 클럽 레이크 코스에서 개막한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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