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공사 이례적 공개 초치해 도쿄올림픽 '독도 지도' 시정 요구
초치된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 공사 |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정부는 한국 정부가 한일 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 이른바 '골대'를 계속 바꾸는 바람에 해결이 어렵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의 전날 발언에 대해 "그간 '골대 움직이기'를 지속해온 것은 2015년 위안부 합의 및 1993년 고노 담화 등에서 스스로 표명했던 책임 통감 및 사죄·반성의 정신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여온 일본 측"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 측은 올바른 역사 인식 없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결코 해결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인정하고 지속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전날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을 둘러싼 문재인 정부의 대응에 대해 "한국에 의해 '골 포스트'(골대)가 움직여지는 상황이 늘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위안부는 6·25전쟁 당시의 '위안대'나 마찬가지라는 아리무라 하루코(有村治子) 자민당 의원의 억지 주장에 공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모집·이송의 강제성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이야말로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입증하는 그 어느 문건보다도 강력하고 분명한 증거로, 일본 스스로도 인정한 바 있으며 국제사회 역시 이미 명확히 판정을 내린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위안부 문제를 비판한 2007년 미국 연방하원 결의안과 1999년 맥두걸 유엔특별보고관 보고서 등을 언급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세계에서 유례없는 무력분쟁 하 여성의 인권 유린이자 보편적 인권침해의 문제'라는 점은 다름 아닌 국제사회로부터 제기되어온 지적"이라고 말했다.
일본 외무상 |
외교부는 모테기 외무상 발언과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의 독도 표기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이례적으로 공개 초치했다.
일본은 앞서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내 성화 봉송 코스를 소개하는 전국 지도에서 시마네(島根)현 위쪽, 독도 위치에 해당하는 곳에 작은 점을 찍어 독도가 마치 일본 땅인 것처럼 표시했다.
한국 정부는 2019년 7월 일본 측에 항의하고, 지난달 24일에 주한일본대사관을 통해 재차 시정을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수용 불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상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소마 총괄공사를 초치해서 일본 측의 부당한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지도의 즉각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외교부는 공개 브리핑에서 총괄공사 초치 계획을 사전에 발표했는데 외교 관례상 흔치 않은 일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취재진이 독도 지도 문제에 대한 대응 계획을 묻자 "적극적 대응조치의 일환으로서 오늘 오후에 아시아태평양국장이 주한 일본 총괄공사를 초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여사한 일 측의 부당한 주장에 대해 엄중히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