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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요”…곽보미의 ‘85전 8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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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교촌허니 레이디스 우승

2012년 데뷔 이후 9년 만에 ‘감격’

[경향신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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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미(사진)는 하루 종일 검은 마스크를 썼다. 201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이후 9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이 눈앞에 다가온 순간. 곽보미는 그 떨림, 그 간절함, 그 불안을 모두 마스크 뒤에 숨기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 애썼다. 마지막 챔피언 퍼트를 넣고 동료와 후배들의 축하 인사를 받을 때 참았던 눈물 둑이 마침내 터졌다. 85전 86기로 일궈낸 첫 우승의 감격은 눈물이 돼 쉴 틈 없이 흘러내렸다.

곽보미는 9일 경기 안산 아일랜드 컨트리클럽(파72·6650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6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 잡아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한 곽보미는 지한솔의 추격을 1타 차로 뿌리치고 우승컵(상금 1억800만원)을 품에 안았다.

곽보미에게 정규 투어 우승은 먼 꿈이었다. 드림투어와 정규 투어를 오가던 곽보미는 2019년 7월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다 준우승에 그친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현재 드라이브 비거리 264.5509야드로 KLPGA 투어에서 최고의 장타자인 곽보미는 올해 이전 3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장타의 위력을 십분 살리며 백조로 훨훨 날아올랐다. 곽보미는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우승 경쟁을 주도했다. 10번 홀에서 5.7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2타 차 선두를 질주하던 곽보미는 지한솔이 파4 14번 홀에서 8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1타 차까지 쫓겼다. 행운이 따랐다. 파5 18번 홀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휘어 카트 도로를 맞았다. 자칫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볼은 카트 도로를 타고 40~50m를 내려가 도로 안쪽의 배수구 부근에 섰다.

곽보미가 그린 주변 디봇에서 낮고 강하게 친 세 번째 샷은 벙커 턱을 맞고 그린 위로 올라갔다. 지한솔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곽보미는 2퍼트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곽보미는 “떨려서 아무 생각이 안 난다”면서 “이번 우승으로 시드 걱정을 안 해도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또 “어제가 어버이날인지도 몰라서 엄마에게 아무 인사도 못하고 그냥 나왔다”면서 “엄마, 짜증도 많이 내고 화도 많이 냈는데 다 받아주고 항상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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