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혼다 타일랜드 최종 22언더파 266타 우승
8년 전 마지막 18번홀 트리플보기로 역전패 악몽
이날 18번홀 버디로 극적인 역전 우승 아픔 씻어
양희영, 유소연 공동 3위..최운정 공동 6위
에리야 쭈타누깐이 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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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8년 전, 마지막 18번홀에서 통한의 트리플보기를 하며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아 언니의 품에서 흐느껴 울었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이번엔 언니와 함께 기쁨의 눈물을 쏟아냈다.
9일 태국 촌부리의 시암 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 최종 4라운드. 22언더파 266타를 치며 1타 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낸 에리야 쭈타누깐은 뒤에서 경기하던 아타야 티티쿨(태국·21언더파 267타)의 버디 퍼트가 홀을 벗어나는 순간 8년 전 놓쳤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상금은 24만달러(약 2억6000만원)이다.
2013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혼다 타일랜드 마지막 날 4라운드. 17번홀까지 2타 차 선두를 달리던 쭈타누깐은 18번홀에서 통한의 트리플보기를 하며 박인비(33)에 역전패했다.
티샷을 끝냈을 때만 해도 쭈타누깐의 우승을 예고했다. 그러나 두 번째 친 공이 벙커에 빠져 언플레이블을 선언하고 4번째 샷으로 온 그린을 노린 공도 그린 뒤 러프에 떨어졌다. 5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쭈타누깐은 결국 트리플보기를 하고 말았다.
아픔을 딛고 더 단단해진 쭈타누깐은 2015년 LPGA 투어로 데뷔해 여자골프 일인자가 됐다. 2016년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 태국 선수 최초로 L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고, 그해 5승을 쓸어 담으며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을 모두 휩쓸었다. 이후 2017년 2승, 2018년에도 3승을 추가한 쭈타누깐은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가 되며 세계 무대를 평정했다.
태국 선수 최초의 LPGA 우승과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쭈타누깐은 ‘태국의 박세리’로 통한다. 태국 여자골프의 개척자이자 선구자로 한국의 ‘세리키즈’처럼 태국에 여자골프의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LPGA 투어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쭈타누깐은 2019년부터 예상치 못한 슬럼프에 빠졌다. 두 차례나 상금왕을 지낸 쭈타누깐은 우승 없이 상금랭킹 11위로 떨어졌다. 2020년에도 13개 대회에 참가했지만, 상금랭킹 32위에 그치면서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2년 동안 부진의 늪에 빠졌던 쭈타누깐이 8년 전 역전패의 아픔이 남아 있는 장소에서 부활의 샷을 날리며 통산 11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7월 레이디스 스코티시 오픈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의 우승이다.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선 쭈타누깐은 태국의 신예들과 우승 경쟁을 펼쳤다. 전 아마추어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출신 아타야 티티쿨은 올해 나이 18세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패티 타와타나낏은 지난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하며 쭈타누깐의 뒤를 이을 새로운 태국의 강자로 떠오른 주인공이다. 우승을 내줬더라면 태국의 간판스타 자리도 내줄 수 있었지만, 극적인 역전으로 태국의 골프여제를 재확인했다.
2015년과 2017년, 2019년에 이어 이 대회 네 번째 우승 사냥에 나섰던 양희영(32)은 이날만 8타를 줄이면서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쳐 유소연(31), 패티 타와타나낏(태국)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최운정(30)은 공동 6위(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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