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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KGC인삼공사, 전승 우승 새 역사…설린저 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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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 PO부터 10연승, KBL 최초 기록
‘설교수’ 설린저, 마직막 경기서도 42점 15리바운드
김승기 감독 “너무 편하게 와 눈물도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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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인삼공사 제러드 설린저가 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전주 KCC를 꺾고 우승한 후 골대 그물을 자르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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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드 설린저 시리즈'였다. 안양 KGC인삼공사가 KBL(한국농구연맹)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봄 농구 전승(10연승)이라는 신기록을 쓰며 2020~21시즌 우승컵을 안았다. 설린저는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마지막 경기인 4차전에서도 42점(15리바운드)을 올리며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KGC인삼공사는 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4차전에서 전주 KCC를 84-74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앞선 6강, 4강 플레이오프 6전 전승에 이은 봄 농구 10전 전승이다. 농구뿐 아니라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서도 하위팀이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은 KGC인삼공사가 처음이다. 또 2011~12시즌, 2016~17시즌에 이어 챔프전에 3번 올라 3번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도 남겼다. 10개 구단에서 챔프전 100% 승률은 KGC인삼공사가 최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우승한 건 이번이 5번째다.

반면 정규리그 1위 팀 KCC는 통산 6번째 챔피언전 우승이자 3번째 통합우승에 도전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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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 인삼공사 선수들이 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전주 KCC를 꺾고 우승한 후 김승기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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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의 상승세는 무시무시했다. 챔프전 4경기에서 평균 득점은 무려 92.0점, 실점은 80.3점에 그쳤다.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 2점ㆍ3점슛 성공률 등 대부분 기록에서 KCC를 압도했다. 감독으로 개인 통산 2번째 우승컵을 든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열심해 해줬다. 플레이오프 10경기 동안 당황한 적이 없다. 첫 우승 때는 극적으로 우승해 눈물이 났지만 이번에는 너무 편해 눈물도 안 난다”며 “다음 시즌에도 더 신나는 농구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가 쓴 새 역사의 주역은 설린저였다. 외국인선수가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된 것은 역대 4번째다. 그는 챔피언전 4경기에서 평균 38분20초를 뛰며 더블더블(23.3득점 13.8리바운드)을 기록했다. 설린저는 “공백기에도 기회를 준 팀, 감독님을 비롯한 코치진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또한 동료들은 가족과 같은 존재들이다. 10연승 우승을 한 과정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감사하다. 더 바랄 게 없는 순간들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3월 교체선수로 팀에 합류한 설린저는 NBA에서 5년간 269경기를 소화한 경력답게 포스트시즌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다. 한 단계 높은 기량으로 농구 강의를 펼친다고 해서 '설교수'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설린저는 “내 강의는 다 마쳤다고 생각한다”며 “우승을 최대한 즐기고, 집에 돌아가 가족과 충분한 상의를 한 후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승기 감독은 “국내 선수들 힘만으로 6강을 버텼다. 설린저는 합류해 부족한 2%를 채워줬다”며 “다음 시즌에도 뛰도록 설득중인데, 영구결번을 해주면 남겠다고 농담을 주고 받았다. 본인도 아직 결정을 못했다고 했다. 더 큰 리그로 가서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한국에 온다면 제게 온다고 했으니 나중에 기회 되면 함께 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설린저는 득점뿐만 아니라 경기를 읽고 동료들에게 패스를 돌리며 정규리그에서 최소 실점 1위(77.4점)팀인 KCC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이날 4차전에 KCC는 2쿼터 8분여를 남기고 에런 헤인즈를 넣으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설린저는 약해진 KCC 골 밑을 노리고 오세근, 문성곤에게 득점 기회를 줘 KCC 수비를 무너뜨렸다.

설린저의 도움을 받은 KGC인삼공사 선수들도 진화했다. 앞선에서 이재도가 팀을 이끌었고, 슈팅가드 변준형이 막강한 공격력을 더했다. 슈터 전성현은 내외곽을 오가며 다득점하는 플레이어로 변신했고, 문성곤은 리그 최고 수비수에서 득점까지 올리는 다재다능한 선수로 바뀌었다. 정규시즌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던 오세근마저 챔프전 20.0득점에, 6.3리바운드를 기록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오세근은 “10연승은 예상하지 못했다. 최초이기도 해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고, 전성현은 “자랑스런 기록에 내 이름도 올라가게 돼 너무 좋다. 말한 대로 이뤄진 듯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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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인삼공사 제러드 설린저가 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덩크슛을 하고 있다. 안양=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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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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