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 1조 원리금 분할상환
10년 빌리면 총이자 1000억
올해 4000억, 매년 늘어날듯
은행권 나눠서 대출 이뤄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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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삼성 일가가 30일 2조원의 상속세를 납부했다. 시중은행 두 곳에서 주식을 담보로 각 2000억원씩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조6000억원은 자체 자금으로 조달한 셈이다. 내년부터는 대출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은 크게 반색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 일가에 적용된 금리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2%대 초반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등 국내 초우량기업 주식이 담보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일가가 보유한 삼성 계열사들은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지만, 만약 차입을 한다면 조달금리는 국채보다 근소하게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가 지난 해 11월 발행한 5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1.6%로 당시 국채 5년물 대비 30bp 정도 높았다. 현재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2.1% 수준이다.
신용대출을 한 A은행은 보유 주식을 ‘견질(見質) 담보’로만 설정했지만, B은행은 규정이 달라, 이 부회장의 주식을 ‘정규 담보’로 설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담보대출 설정이 신용대출보다 1% 전후 금리 우대 효과가 있으나, 견질담보 설정을 한 은행도 일반 대출 기준과 무관한 ‘여신(대출)심사협의체’에서 특별 승인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금리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희귀한 삼성그룹 채권이 대규모로 발행된 것과 다름 없다며 반색이다. 올해 4000억원 이지만, 내년에는 1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 1조원을 연 2% 금리로 10년간 원리금분할 상환으로 쓰면 누적 이자만 1000억원이다. 게다가 향후 5년간 매년 1조원 이상 신규 대출이 예상된다. 은행권으로써는 10년간 1조원 가까운 수익을 낼 기회다.
변수는 이 부회장 일가가 과연 얼마나 돈을 빌릴 지다. 삼성 일가의 연간 배당 소득은 1조5000억원에 달하지만, 세후로 따지면 약 8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배당액이 늘어난다면 얘기는 달라지지만, 기업 실적이 변수여서 예단하기 어렵다. 연간 배당소득을 5년간 모두 상속세로 써도 6조원이 부족하다. 상속세 분할납부에 따른 연 이자(1.2%) 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6조원 이상을 빌릴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다른 자산들을 유동화 해 현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한편 삼성일가는 이르면 30일 이후 부터 삼성생명 등 계열사별 특수관계인 지분 변경 공시 등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회장의 보유 지분에 대한 각각의 구체적 상속 비율 등도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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