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대유행' 작년 3월 핵심노동연령 인구 기준
男 32만7000명 감소…女는 54만1000명 ‘실직’
초등생 자녀 둔 39~44세 기혼여성 가장 큰 타격
일·가정 양립 부담해소·고용지원 병행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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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충격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비중이 큰 숙박·음식점업, 교육 서비스업 등 대면 서비스업에 타격이 집중된 가운데 초등학생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의 돌봄 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코로나19 고용 충격의 성별 격차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1차 대확산이 발생한 지난해 3월 핵심 노동연령(25∼54세) 인구 가운데 여성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4만1000명 감소했다. 이는 남성 취업자 수 감소 폭(32만7000명)의 1.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외환위기를 비롯한 과거 경제위기와 달리 코로나 위기에서는 여성 고용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며 "이는 기혼 여성의 고용률 하락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혼 여성의 경우 코로나 위기 초기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모두 증가하면서 고용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기혼 여성 취업자가 한 달 내에 실업 상태로 이행할 확률은 1.39%로 남성(0.75%)을 크게 웃돌았다. 기혼 여성 취업자가 아예 경제활동을 중단할 확률은 5.09%로 남성(1.67%)의 3배에 달했다.
KDI는 "코로나19 충격을 직접 받은 대면 서비스 업종의 경우 여성 종사자 비중이 남성보다 높아 여성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위기 직전인 작년 1월 당시 여성 취업자의 38%가 교육, 숙박·음식점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등 대면 서비스업에 종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남성 취업자의 대면 서비스업 종사 비중은 13%에 그쳤다.이와 함께 여성 취업자가 스스로 일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KDI에 따르면 업종 변수를 통제하더라도 여성 취업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이행할 확률이 남성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여성이 업종 이외의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경우가 있었다는 의미다.
또 연령별로 살펴보면 초등학생 자녀를 두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39∼44세 집단 기혼 여성의 노동 공급이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코로나 위기 중 학교 폐쇄로 인한 자녀 돌봄 부담이 증가하면서 기혼 여성의 노동 공급이 제한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 위기에서 부각된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특히 고용충격이 컸던 대면 서비스업 등 실직자에 대한 고용 지원을 병행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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