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의 로베르토 산틸리(56·이탈리아) 감독은 17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라며 “이날을 위해 수많은 시간 동안 훈련을 했다. 선수들도 이 순간만을 기다려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팀 미팅 때 선수들에게 ‘챔피언결정전을 치를 수 있는 것 자체가 복 받은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제 마지막 경기에 집중해 꼭 이겨서 꿈을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틸리 감독은 이날 라인업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웃으면서 “비밀”이라며 함구했다.
남자 프로배구 첫 외국인 사령탑인 산틸리 감독은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은 첫해에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다혈질 성격의 산틸리 감독은 경기 중 심판 판정에 큰 소리로 항의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는 정규리그에서 옐로 카드 6장과 레드 카드 1장을 받았다.
산틸리 감독은 지난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우리카드의 포르투갈 출신 외국인 선수 알렉산드리 페헤이라(30·등록명 알렉스)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알렉스는 1세트 듀스 접전 끝에 자신의 서브 에이스로 세트를 끝내자 환호했고, 이를 본 산틸리 감독은 발끈했다. 양팀 선수단이 두 사람 주변에 모여들면서 야구의 ‘벤치 클리어링’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산틸리 감독은 경기 후 “알렉스가 이탈리아말로 농담했다”고 말했고, 알렉스는 “벤치에 앉아 있던 대한항공 코치들이 내 이름을 한국어로 계속 불러서 그만 하라고 했다”고 얘기했다.
[송원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