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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MLB 메이저리그

수베로의 9회초 야수 투수 기용, MLB 방식과 프로 답지 못했다는 시각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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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지수 기자

지난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는 KBO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은 팀이 1-14로 크게 뒤진 9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3루수 강경학(29)을 투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 노시환(20)이 3루수로 이동했고 8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던 투수 윤호솔(27)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강경학은 첫 두 타자를 범타 처리했지만 이후 3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호세 페르난데스(33)에게 3타점 2루타를 맞았다. 이후 연속 안타로 한 점을 더 내주면서 스코어는 1-17까지 벌어졌다.

매일경제

한화 이글스 내야수 강경학이 10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9회초 투수로 포지션을 바꿔 투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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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학의 투구수가 30개에 육박하자 수베로 감독은 다음 투수로 외야수 정진호(33)를 투입했다. 정진호가 신성현(31)을 외야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한화는 길고 길었던 9회초 수비를 끝낼 수 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승부가 기울어진 경기 후반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종종 볼 수 있다.

이날 한화처럼 큰 점수 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다음 경기를 대비해 투수 소모를 아끼고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명분이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 해설을 맡았던 안경현 SBS스포츠 야구해설위원은 수베로 감독의 이 같은 경기 운영 방식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 위원은 경기 중 “프로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야수가 (투수로) 올라오는 경기는 최선을 다하는 경기가 아니다”라며 “과연 입장료를 내고 이 경기를 봐야 하나 싶은 생각이 있다. 나 같으면 안 본다”고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반면 수베로 감독의 선택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누가 보더라도 승패가 갈린 상황에서 다음 경기를 위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것 역시 감독이 결정해야 할 일 중 하나다. 한화처럼 선수층이 얇은 팀의 경우 때로는 파격 혹은 변칙적인 경기 운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야구에 정답은 없지만 수베로 감독의 강경학, 정진호 투수 기용으로 야구인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시각 차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gso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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