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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아빠 어딨는지 말해” 미얀마 군부, 4살 아이까지 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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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미얀마 반(反)군부 인사인 자 레이와 그의 4살 딸. /미얀마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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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군이 50명 가까운 아이들을 총으로 살해해 전 세계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반(反)군부 활동을 하는 남성을 찾기 위해 열 살도 안 된 어린이들을 구금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6일(현지 시각) 미얀마나우와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 군경은 이틀 전 바고 지역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공보책임자 자 레이의 가족과 친지 6명을 15시간가량 구금했다. NLD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문민정부의 집권당이었다.

자 레이는 2월 1일 이후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를 이끌었다. 군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조치를 어기고 군중을 만났다는 이유로 자 레이를 재판에 넘겼다. 자 레이는 도주 중이다.

군부는 자 레이의 자수를 종용하기 위해 가족을 압박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전했다. 자 레이에 따르면 군경은 6차례 이상 그의 집을 찾아가 행방을 묻고 자수를 권유하라고 가족들에게 종용했다. 두려움을 느낀 자 레이의 아내는 4세 딸을 친정에 맡기고 다른 곳에 몸을 숨겼다.

5일 새벽 자 레이의 장모와 처제 등이 딸을 엄마에게 데려가던 중 군경에게 붙잡혔다. 붙잡힌 일행 가운데는 자 레이의 네 살짜리 딸과 두 살배기 조카딸 등이 포함됐고, 이들은 15시간 이상 구금됐다고 자 레이의 친척이 이라와디에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경찰서로 연행됐다가 군 기지로 이송됐다”며 “그들은 계속해서 자 레이가 어디에 있는지 물었고, 우리가 자 레이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석방했다”고 했다.

이 친척은 “자 레이의 딸은 부모와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해 정신적 외상을 입은 상태였는데, 군경에 체포된 이후 더 큰 트라우마를 겪을 것이 걱정된다”고 했다.

자 레이는 미얀마 나우에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을 체포하거나 구금할 이유가 없다”며 “내 딸은 너무나 어리다. 이는 국제법과 아동인권 침해”라고 했다. 이어 “설사 그들이 아무 짓을 안 했다 하더라도 아이들을 제복 입은 사람들이 가득한,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환경으로 데려가 심리적 트라우마를 야기했다”고 했다.

이라와디는 군경이 시민불복종 운동에 동참한 NLD 당원이나 시위 지도부, 공무원들의 자수를 종용하기 위해 친인척들을 붙잡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몬주 몰라민에서는 군부가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대학 교수를 체포하는 데 실패하자, 성인인 아들 2명을 2주 가까이 구금했다고 한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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