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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인터풋볼 'Inter뷰'

[Inter뷰] '캡틴' 박세직의 바람, "충남아산의 역사에 시작점이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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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아산] 정지훈 기자= 사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에게 다시 군 복무를 한 곳으로 돌아가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충남아산의 '캡틴' 박세직은 스스로 군 복무를 했던 팀으로 돌아왔고, 이제 그는 팀의 역사가 되고 있다.

박세직은 일찍부터 주목받은 유망한 미드필더였다.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 측면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했고, 2012년 최강 클럽인 전북 현대에 입단했을 때는 '박메시'라는 기대를 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전북에서는 주전으로 도약하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2015년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주전으로 도약했다.

인천에서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은 박세직은 2017년 군 복무를 위해 아산 무궁화로 입대했다. 당시 아산은 국가대표 미드필더인 이명주, 주세종, 황인범 등 화려한 중원을 자랑했기 때문에 박세직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알토란같은 역할을 했고, 2018시즌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우승의 기쁨을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 경찰청 축구단이 2018시즌을 끝으로 해체될 수 있다는 말이 돌았기 때문이다. 이에 박동혁 감독과 박세직은 직접 나서 해체를 막아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결국 아산 무궁화은 해체되지 않았다. 2019시즌 의경복무 중인 14명의 선수와 프로계약 선수를 같이 편성한 혼성구단을 구성해 K리그2에 참가했고, 2020시즌에는 충남아산FC라는 이름의 시민구단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박세직은 아산 무궁화와 충남 아산을 모두 겪으며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구단의 역사는 짧지만 충남아산의 레전드라 부를 수 있는 박세직이다. 하지만 박세직은 레전드라는 말을 거부하며 아직은 부족하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레전드가 아닌 충남아산의 역사에서 시작점이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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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아산 박세직 인터뷰]

-지난 시즌은 충남아산이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첫 해였다. 돌아보면?

지난 시즌 기대를 많이 하며 시즌을 시작했다. 작년 같은 경우는 주로 어린 선수들을 발탁해 팀의 미래를 준비했다. 기량이 좋은 젊은 선수들이 많아 기대를 했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어려움이 있었다. 아쉬운 시즌을 보낸 것 같다.

-이번 시즌에는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들어왔다. 경기력이 달라졌는데

미디어 데이 때도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작년의 실패를 만회하고 싶었다. 동계훈련부터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시작했다. 수비 안정감과 조직력에 신경을 썼다. 그런 부분들이 시즌 초반 경기력으로 나오는 것 같다. 아무래도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수비다. 아직까지 필드골을 실점하지 않고 있고, 2골만 내줬다. 작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한용수, 박세진, 최규백, 유준수 등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가장 기대되는 선수는?

수비에서는 한용수가 가장 기대된다. 부상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저희 팀에 합류하면서 부상 없이 경기를 뛰고 있다.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다.

-공격진은 박민서, 이승재, 김찬 등 상당히 젊다

공격진이 상당히 젊어졌다. 저돌적으로 플레이하고 있고, 수비적인 기여도가 높다. 아무래도 젊다 보니 긴장감 없이 저돌적으로 경기를 하는 것 같다.

-아산 무궁화 시절 군 복무를 했고, 다시 돌아왔다. 박동혁 감독에 대한 믿음이 큰 것 같다

저 뿐만 아니라 저희팀 대부분 선수들이 감독님을 보고 왔다. 조건이 조금 좋지 않더라도 감독님이 계시기 때문에 감독님을 바라보고 팀에 합류했다. 저도 마찬가지다. 경찰청에 있을 때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았는데, 박동혁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다. 감사함이 크다. 아산이라는 팀이 저한테는 군복무를 했던 팀이지만 축구적인 면에서 좋은 기억이 많은 곳이다. 다시 아산으로 돌아올 때 너무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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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혁 감독의 매력

감독님의 축구 철학 자체가 매력적이다. 선수들이 가진 개개인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 시켜주신다. 선수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감독님은 책임을 선수들에게 전가시키지 않으신다. 경기력이 좋지 않더라도 항상 책임을 지시려고 하고, 속된말로 선수 탓을 하지 않으신다. 반대로 경기력이 좋으면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신다. 선수들이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생긴 것 같다.

-박동혁 감독의 전술 및 축구 색깔

저희는 4백과 3백을 모두 사용한다. 상대에 따라 맞춤 전술을 사용한다. 올 시즌에는 3백을 주로 사용하는데, 상대가 변화가 주면 저희도 유연하게 변화를 가져간다. 훈련을 통해 3백과 4백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올 시즌은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빠르게 역습을 시도하는 축구를 하고 있다. 수비 안정화가 계속된다면 볼 소유와 빌드업을 통해 재미있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박동혁 감독의 축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작년에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올 시즌 자체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강한 의욕을 가지고 있다. 제가 고참이고, 주장이기 때문에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 하나로 뭉쳐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래도 주장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처음 아산에 와서 2년 반 정도 주장을 하고 있는데,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에서 저한테 주장을 맡겼다는 것 자체가 기대와 신뢰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담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도 저는 진짜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종국이형, 준수형이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부주장인 규백이와 은범이도 고맙다.

-반대로 팀 내 가장 말을 듣지 않는 선수는?

박민서와 김민석이다.(웃음) 말을 정말 듣지 않아서 스트레스다. 농담이고, 에너지가 있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가 우리 팀의 분위기 메이커다.

-아산 무궁화가 해체될 수도 있었지만 결국 시민구단으로 전환했다. 그때를 떠올려보면?

우선은 정말 행복했다. 시민구단으로 창단된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좋았다. 제가 군 제대를 앞두고 있을 때 팀이 해체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명주 등 마지막 기수까지는 팀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참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 저는 모든 과정을 다 겪으면서 남일 같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2020시즌 시민구단으로 창단됐는데 10년 이상 있었던 선수처럼 정말 기뻤다.

-충남아산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무관중 경기를 하다가 유관중 경기를 잠깐 했었는데 그때 팬들이 정말 많이 와주셨다. 올 시즌도 부분적인 유관중이지만 팬들이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저한테는 팬들이 정말 큰 힘이 된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충남아산의 관중이 적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희 팀 선수들에게 궂은 날씨에도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이 소중하다. 그래서 부산전도 좋은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제 개인적으로도 충남아산 팬 분들은 소중하다. 항상 신뢰해주시고, 응원해주신다. 정말 감사하고, 큰 힘이 된다.

-충남아산의 레전드가 되고 있다

아직은 레전드라는 말을 듣기에는 부족하다. 창단 멤버고, 주장을 맡고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팀에 오래 있으면서 좋은 활약을 해야 레전드라고 불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저로 인해 팀의 역사가 시작되고, 다음 레전드가 나올 수 있게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 저는 많은 팀을 거쳤고, 나이도 있다. 레전드로는 부족하다. 발판을 마련하고,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치열한 K리그2, 시즌 목표는?

올 시즌 K리그2는 정말 치열하다. 1위가 꼴찌한테 져도 이상하지 않다. 그만큼 치열하다. 한 경기를 이기면 높은 순위로 갈 수 있고, 한 경기 지면 내려간다. 보시는 분들은 재밌을 것 같은데, 선수들한테는 지옥 같은 리그다. 그럼에도 저희 팀은 긍정적인 분위기를 가고 있다. 작년에는 1라운드 동안 승리가 없었다. 올 시즌은 좋은 스타트를 끊었고,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소 5위권을 유지하고 싶고, 미래를 준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K리그 200경기를 채우는 것이 목표다. 부상 없이 뛴다면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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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충남아산,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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