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인 1일 중국 푸젠성 난핑(南平)에서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외교장관과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중국 외교부 |
미얀마 군부가 군사 쿠데타를 반대하는 민간인 시위대에게 총격을 가해 500명 넘게 사망한 가운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 반대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1일 중국 푸젠(福建)성 난핑(南平)에서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외교장관과 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얀마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대가족의 성원이자 중국과 산과 물이 이어진 이웃”이라며 “미얀마에서 발생한 폭력 유혈 사태에 대해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왕 부장은 이어 “국제사회는 내정 불간섭 원칙이라는 국제 관계의 기본 전제 아래 미얀마 내 정치 화합을 위한 양호한 환경을 만들어야지 월권행위를 하거나 멋대로 압박을 가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아세안이 설득과 대화라는 ‘아세안 방식’을 채택하고, 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를 조속히 열어 중재와 조정에 나서려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일(현지시각)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급속한 상황 악화에 깊은 우려를 표현하고 평화적 시위대를 겨냥한 폭력과 여성,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수백명의 죽음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서방 국가들은 성명에 “추가적 조처의 검토를 준비한다”는 표현을 넣으려고 했지만 중국이 이를 반대했다.
미얀마 언론인 이라와디는 국경 지역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군인을 실은 트럭이 최근 며칠간 중국과 미얀마 국경도시인 윈난성 루이리시의 제가오 지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라와디는 미얀마에서 내전이 발발할 경우 벵골만에서 미얀마를 가로질러 윈난으로 이어지는 송유관·가스관 파괴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중국 당국은 최근 루이리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나왔다며 이 지역을 ‘중위험지역'으로 지정하고 주민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한편 정의용 외교장관 일행은 2일 오후 푸젠성 샤먼에 도착해 3일 왕 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연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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