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미국 흑인노예는 과거형, 신장 노예는 현재진행형"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에서 신장(新疆) 위구르 인권 문제에 우려를 표한 외국 기업들이 불매 운동의 표적이 된 가운데,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를 두둔하며 꺼내보인 미국의 흑인 노예 사진이 알고보니 죄수들의 사진이라고 홍콩 빈과일보가 26일 보도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H&M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대상으로 불매 운동이 벌어진 것에 관한 질문에 "중국 일반 국민들은 그들의 견해를 드러내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이어 "신장 지역에서 강제 노동이 이뤄졌다는 주장은 반(反)중국 세력이 악의적으로 날조한 거짓말"이라며 폐지된 지 150년도 더 된 미국 흑인 노예 제도를 거론하며 반격했다.
그는 흑인 노예들이 옛 미국 면화 농장에서 일하는 사진을 내외신 기자들 앞에 들어 보이며 "그들(미국)은 역사적으로 100년이 넘게 실제로 이렇게 해왔기 때문에 자기식으로 남을 판단하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빈과일보는 화 대변인이 보여준 사진이 미국 유명 사진작가 대니 라이언이 1968년 텍사스의 퍼거슨 교도소 죄수들이 목화밭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라는 사실을 누리꾼들이 밝혀냈다고 전했다.
대니 라이언은 당시 흑인 인권에 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14개월간 퍼거슨 교도소에서 죄수와 간수들을 촬영했는데, 화 대변인이 그중 한 사진을 꺼내 들어보였다는 것이다.
빈과일보는 "화 대변인이 거짓 흑인 노예 사진으로 조롱거리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리꾼들은 화 대변인이 흑인 노예라고 보여준 사진은 실제로는 죄수들의 사진이며 '흑인 노예는 과거형이고 신장 노예는 현재진행형'이라고 꼬집었다"고 전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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