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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조선구마사’ 논란에 “국뽕들 난리, 판타지에 무슨 역사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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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황교익.


음식평론가 황교익이 역사왜곡 논란을 빚은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와 관련, “판타지면 판타지로 보고 말지 뭔 역사 타령인가”라고 했다.

황교익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한국 TV 역사 드라마는 몇몇 등장인물 외에는 완벽한 판타지”라며 “(드라마) ‘대장금'에 나오는 음식은 조선에 있었다고 생각하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조선구마사는 악령을 쫓기 위해 중국 명나라를 통해 서역의 구마사를 조선에 들여온다는 설정을 가미한 판타지 퓨전 사극이다. 지난 22일 방송된 1회에서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이 명나라 국경 근방의 기생집에서 외국인 사제와 통역사에게 중국 전통음식인 월병과 피단, 중국식 만두 등을 대접하는 장면 등이 나오면서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져 드라마 폐지까지 거론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조선구마사를 두둔하는 듯한 황교익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황교익은 25일 페이스북에 “‘대장금 음식이 조선에 있었다고 생각하나?’ 한마디에 국뽕(과도한 국수주의·민족주의를 비꼬는 인터넷 신조어)들이 난리가 났다”고 했다. 이어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볼까”라며 “조선 왕이 장금이 같은 궁녀가 요리한 음식 먹으며 이게 맛있네 저게 맛없네 품평을 했다고 생각하나? 판타지면 판타지로 보고 말지 뭔 역사 타령인가”라고 했다.

그는 또 “조선궁중음식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한 보고서에 일본음식이 올라가 있는 것 아느냐”며 “판타지 드라마 보고 흥분하지 말고 엉터리 조선궁중음식무형문화재나 바로 잡자고 외치세요, 국뽕 여러분”이라고 썼다.

황교익은 이날 또 다른 게시물에서 “궁중음식연구원의 고증을 거치면 그게 조선궁중음식이 된다고 생각하나? 궁중음식연구원을 설립한 고(故) 황혜성씨가 작성한 조선궁중음식무형문화재 보고서에 일본음식인 스키야키 조리법이 올라 있다”며 “국뽕 여러분, 역사 공부 엉터리로 했다. 여러분 잘못 아니다. 역사를 왜곡한 자의 말만 들어서 그렇다. 다시 공부하세요”라고 쓰기도 했다.

황교익은 “드라마 ‘대장금’ 음식을 궁중음식연구원에서 고증을 했다니까 조선에 있던 음식이 드라마에 나온 줄 안다”며 “역사 드라마나 역사 영화 등 허구의 세계에서 음식 고증은 개연성의 확보를 위한 것이지 그 시대의 음식을 재현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구마사는 판타지”라며 “그럼에도 조선시대가 배경이니 음식이 나오는 장면에서 개연성을 따진다. 시청자 눈에 개연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만두와 월병이 문제였다”고 했다.

이어 “만두는 조선구마사에 등장해도 괜찮다. 개연성이 있다”며 “만두는 중국음식으로 아는데, 그렇지 않다. 밀가루를 일상식으로 먹었던 여러 지역에서 거의 동시에 만들어진 음식”이라고 했다.

황교익은 “조선구마사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 초기이다. 고려의 습속이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며 “고려는 타민족이 많이 들어와 살았고 그 흔적이 고려가요에 남았다. 조선구마사의 시대에는 만두가게, 그것도 이국인이 하는 만두가게 정도는 개연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국뽕 여러분은 만두가 중국의 발명품이고 중국 고유의 음식이라고 생각하는가”라며 “여러분은 중국의 동북공정에 부역하고 있다. 정신들 차려라”라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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