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레프트 김주향.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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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향(22)의 스파이크에 챔프전행이 달려 있다. IBK기업은행 레프트 김주향이 봄 배구 활약을 다짐했다.
여자배구 IBK기업은행은 3년 만의 봄배구에 나선다. 정규시즌 3위 기업은행은 20일부터 2위 흥국생명과 3전2승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주포 안나 라자레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행의 키플레이어는 김주향이다. 김주향이 얼마나 많이 공격에서 힘을 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업은행이 일찌감치 PO행을 확정지은 것도 김주향 덕분이다. 김주향은 7일 KGC인삼공사전서 라자레바 다음으로 많은 25점(성공률 33.33%)을 쓸어 담았다.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을 올려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 덕분에 라자레바는 GS칼텍스와 시즌 최종전에서 쉴 수 있었다.
IBK기업은행 레프트 김주향.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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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연습체육관에서 만난 김주향은 "이렇게 중요한 경기는 처음이라 긴장했다. (신)연경 언니가 손을 잡아주면서 "괜찮다"고 말해 조금 나아졌다. 사실 그 전 두 세 경기도 워낙 중요해 떨었다. 경기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주향은 광주체고 졸업 후 2017~18시즌 1라운드 3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했다. 그러나 6경기 15득점에 그쳤다. 이듬해는 22경기 83득점. 2019년 4월 현대건설은 FA 고예림을 영입했고,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은 주저없이 김주향을 보상선수로 지목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김주향의 출전시간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정규시즌 득점 17위(221점).
기업은행은 공격과 서브 리시브를 동시에 해야하는 레프트에 3명을 기용했다. 표승주가 한 자리를 도맡았고, 김주향과 육서영이 한 자리를 나눠서 뛰었다. 시즌 초반엔 리시브가 좀 더 좋은 육서영이 주로 나섰으나, 후반부엔 공격에 강점이 있는 김주향이 더 많이 코트를 누볐다. 김우재 감독은 "주향이와 (육)서영이가 장단점이 뚜렷하지만 둘 다 조금씩 성장했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리시브를 하고 있는 IBK기업은행 김주향.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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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향도 자신의 장단점을 안다. 그는 "고등학교 때까진 라이트와 레프트를 모두 했다. 그래서 처음 프로에 왔을 때 리시브를 하는 게 힘들었고, 아직도 힘들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둘 다 해야 하는 게 레프트의 숙명이다. 내가 잘 받아야 경기가 잘 풀린다. 부족한 부분이라 더 연습하긴 했는데, 사실 공격을 더 좋아하긴 하다"고 웃었다.
김주향은 올 시즌 자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10점 만점이면 4점, 5점이다. 시즌 초반에 기회를 얻었는데 버티지 못해 아쉬웠다. 그래도 후반부엔 버티는 힘이 생겼다. 경기를 뛰면서 해볼 수 있는 걸 시도하니 자신감이 어느 정도 붙었다"고 했다.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더 잘하면 이 점수를 올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기업은행은 라자레바가 팀 전체 공격의 41.9%를 책임졌다. 그런데 시즌 막판엔 허리 통증까지 있었다. 김주향이 KGC전처럼 라자레바의 공격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김주향은 "배구는 단체경기다. 혼자선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안나를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레프트 김주향.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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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향은 현대건설 시절(2017~18시즌) 포스트시즌에 나선 적이 있다. 하지만 1경기, 1세트에 출전해서 7번 공격을 시도해 3번 성공시킨 게 전부다.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나 마찬가지다. 김주향은 "봄 배구를 너무 하고 싶었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체력이 떨어져 있긴 하지만 다른 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3개월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던 V리그는 포스트시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관중(여자부 PO는 10%)의 입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김주향은 "선택된 팀 선수들만 나서는 봄 배구다. 팬들이 없어서 경기장이 참 조용하고 어색했는데, 많이들 와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김주향은 "사실상 첫 봄배구라 떨리기도 한다. 하지만 언니들을 믿고 하다보면 3등으로 올라갔지만 더 높게 끝날 수 있을 것 같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서, 젊은 선수답게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용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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