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정면돌파할까
FC서울 기성용이 지난달 27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21 K리그 개막전이 끝난 뒤 자신을 둘러싼 초등학교 축구부 성폭력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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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 최정상급 스타 기성용(32·FC서울)을 둘러싼 ‘초등학교 축구부 성폭력 의혹’은 최근 연이어 터지고 있는 ‘학교폭력 미투’ 사건들과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상대가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기성용 측이 먼저 적극적으로 폭로 내용을 부인하고 나선 데다가 폭로를 내놓은 인물 중 한 명이 2004년 후배들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라는 점 등이 드러나면서 여론도 기성용 측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성용도 지난달 27일 전북 현대와의 2021 K리그1 개막전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더 이상의 자비는 없다. 증거가 있으면 빨리 내놓기를 바란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런 여론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폭로자측이 사건을 입증할 강력한 증거를 내놔야 한다. 당초, 폭로자측이 “기성용이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 조만간 증거 전체를 공개할 것”이라고 맞받아쳐 이들이 내놓을 증거가 무엇일지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결국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폭로자측 대리인인 박지훈 변호사는 1일 밤 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기성용이 조속하게 자신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기를 바란다. 증거 자료는 기성용 선수 및 그의 변호사만 볼 수 있도록 수사기관 및 법원에 제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증거자료에는 기성용 선수나 피해자들 이외에도 다른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면서 “그분들의 인격권 보호를 위한 측면에서라도 증거자료를 일반에 공개하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 대중에게 증거를 공개하겠다는 선언을 불과 이틀 만에 번복한 것이어서 폭로자측이 더 궁지에 몰리게 됐다.
이들의 입장 번복으로 이제 관심의 초점은 기성용이 이 사건을 법정으로 가져갈 지로 이동하게 됐다. 이미 기성용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법적으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 법적 절차에도 이미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사건이 장기전이 불가피한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경우 진실 여부와 관련 없이 기성용과 가족, 소속팀 FC서울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실제 고소로 이어질지 여부를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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