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 고문/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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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지난 1일부터 줄곧 자택에 갇혀있던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이 최근 어디론가 옮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아웅산 수지 고문이 이끌고 있는 민주주의민족동맹(NDL)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아웅산 수지 고문이 6일 전 미얀마 수도 네피도 자부티리에 있는 자택에서 알 수 없는 어떤 장소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NDL 한 관계자는 “더이상 그녀가 어디에 갇혀있는 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의 생사를 더이상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측근들은 다만 군부가 쿠데타 이후 아웅산 수지 고문의 이웃이자 네피도의 시장인 묘아웅 박사를 비공개 장소에 감금한 만큼 아웅산 수지 고문도 같은 처지에 놓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아웅산 수지 고문을 불법 수입된 무전기(워키토키) 6대 소지 혐의로 기소했다. 16일에는 아웅산 수지 고문을 ‘자연재해관리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경찰은 네피도의 원예 아카데미를 압수수색한 결과 아웅산 수지 고문의 개인 소지품이 발견됐는데, 여기서 수상한 물품들을 발견했다. 원예 아카데미는 아웅산 수지 고문이 설립한 자선단체의 한 프로젝트다.
22일(현지 시각)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군부에 의해 감금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팻말 등을 들고 집회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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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지 고문은 이곳에 노벨평화상 수상 트로피등 자신이 지난 30년동안 받은 물품을 전시할 계획이었다. 이곳을 운영하는 자선단체의 고위 관리 두 명도 최근 감금된 채 정권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시위에서는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이날 최다 인원이 시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는 “수십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고, 현지 소셜미디어에선 “미얀마 전국 거리에 수백만 인파가 나왔다”는 말도 나왔다. 군부는 이날 시위를 앞두고 강경 진압을 예고했었다.
시위대는 이날 시위가 ’2021년 2월 22일'에 열린다는 점을 부각해 이날 시위를 ’22222 혁명'이라고 명명했다. 이는 1988년 8월 8일 일어난 미얀마 민주화 투쟁 ’8888 항쟁'을 본뜬 것이다. 유명 사찰의 승려, 공무원을 비롯한 각계 각층이 이날 시위와 함께 진행된 총파업에 참여했다.
군부는 연일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을 예고하고 있다.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는 전날 밤 국영 MR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대가 22일 폭동과 무정부 상태를 일으키도록 선동한 것이 밝혀졌다”며 “시위대는 국민들, 특히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10대와 젊은이들을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대립의 길로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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