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이슈 스포츠계 사건·사고 소식

박철우, 폭행 가해자 이상열 감독 비판…“폭력 뿌리 뽑아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박철우(36)가 12년 전 자신을 때린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을 공개로 비판하고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박철우는 한국전력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로 끝난 OK금융그룹과의 경기 후 "최근 이상열 감독님의 인터뷰를 보고 충격이 커서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인터뷰를 자청한 까닭을 설명했다.

그는 경기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정말 피꺼솟이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란 글을 남겨 사실상 이 감독 비판을 예고했다.

이 감독은 전날 우리카드와의 경기 전 최근 프로배구가 몇몇 선수들의 과거 학교 폭력으로 큰 비판을 받는 것과 관련해 "폭력 가해자가 되면 분명히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후배들에게 충고했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2009년 국가대표팀 코치로 재직 시절 대표 선수로 발탁된 박철우를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구타한 사실을 재차 인정하고 가해자로서 겪은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설명했다.

박철우의 폭로로 알려진 이 구타 사건으로 이 감독은 2년간 자격 정지 징계를 처분을 받았다가 국가대표로 국위를 선양한 점이 인정돼 2011년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 운영위원으로 배구계에 돌아왔다.

이후 대학 지도자, 해설위원을 거쳐 지난해 말 KB손보 사령탑에 올랐다.

이 감독은 구타 사건 후 경험을 토대로 "어떤 일이든 대가가 있을 것이다. 인과응보가 있더라"라며 "저는 그래서 선수들에게 사죄하는 느낌으로 한다. 조금 더 배구계 선배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마음의 짐을 완전히 벗어던지진 못한 사실을 고백했다.

폭력이 피해자에게 씻기 힘든 상처를 준 것은 물론 가해자에게도 큰 폐해를 남긴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박철우는 불편함을 느꼈다.

박철우는 먼저 시즌 중 이런 얘기를 꺼내 KB손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이상열 감독님의 기사를 보고 종일 힘들었다"며 "KB손보의 감독이 됐을 때도 힘들었는데, 현장에서 마주칠 때도 힘든 상황에서 그런 기사를 보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이상열 감독이 반성하고 더 나은 지도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이 감독의 폭력 성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감독이 대학 지도자 시절에도 선수에게 '박철우 때문에 넌 안 맞는 줄 알아'란 말을 한 것으로 들었다"며 이 감독이 예전부터 '사랑의 매' 수준을 넘어서는 체벌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구타 사건 후 선수와 후배에게 사죄의 느낌으로 행동한다던 이 감독의 발언을 정면으로 부인한 셈이다.

그러면서 "이상열 감독님께 사과받고 싶은 생각은 없고, 보고 싶지도 않다"며 "프로배구가 언론에 나쁘게 비치는 게 싫지만, (폭력 지도자 건을) 정면 돌파해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