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이덕훈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최근 박 전 시장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11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상호 의원님께, 서울시장 위력성폭력피해자가 드리는 글’이라는 피해자 A씨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앞서 우 후보는 박 전 시장의 부인인 강난희씨의 손편지를 언급하며 “박 시장은 내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 인권을 논하던 동지”라며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란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의 발언에 대해 피해자 A씨는 “전 시장의 정책을 계승한다고 하셨는데, 공무원이 시장의 속옷을 정리하게 하고, 시장 가족들이 먹을 명절 음식을 사는 일들도 정책으로 계승할 것인가”라며 “유족에 대한 의원님의 공감이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에게는 가슴을 짓누르는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글 덕분에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은 다시금 가슴을 뜯으며 명절을 맞이하게 됐다”며 “부디 이번 서울시장 후보자분들은 과거에 머물지 마시고 반성과 성찰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서울을 만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글을 대신 올린 김 변호사는 피해자 A씨가 울음을 터뜨렸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솔선수범하고,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산다. 울다가도 주변사람들 걱정스런 눈빛을 보면 ‘죄송해요, 죄송해요, 전 괜찮아요, 걱정마세요’를 반복한다”며 “그런 그녀가 오늘 우상호 의원글을 읽고 내게 이렇게 말했다. ‘참 잔인한 거 같아요’”라고 썼다.
/김재련 변호사 페이스북 |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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