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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인터풋볼 'Inter뷰'

[Inter뷰] "수원 수비진,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부주장 민상기의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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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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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거제] 윤효용 기자 = '1호 유스'에서 부주장으로. 수원 삼성의 수비수 민상기는 뼛속까지 수원맨이다.

민상기는 수원에서만 12년차다. 유스 팀인 메탄고 출신 1호 선수로 지난 2010년 수원에 합류했고, 2017년부터 2년 동안 아산 무궁화에서 군 복무를 한 걸 제외하고 모든 선수 생활을 수원에서만 했다. '매통령(매탄고+대통령)'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어린 선수들에게는 상징 같은 존재다.

지난 시즌에는 '전성기를 맞았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팀이 강등권까지 떨어지는 어려운 상황에서 묵묵히 버텼고, 박건하 감독 부임 후에는 단단한 모습을 보여줬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라는 더 큰 무대로 나가서는 수원의 8강행을 도왔고, ACL 베스트 11 수비수로 선정되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이번 시즌 민상기는 더 막중한 임무를 맡는다. 부주장으로 임명되며 선수단과 감독, 코칭스태프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됐다. 새 마음으로 2021시즌을 준비 중인 민상기를 '인터풋볼'이 만났다. 부주장으로서 새로운 각오와 함께 '꼰대'가 되고 싶지 않은 솔직한 마음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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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민상기와 일문일답

- 전지훈련 상황을 좀 알려달라

1차 전지 훈련부터 2차까지 시즌 준비 잘 하고 있는 거 같다. 신체적으로 많이 지쳐있는데 경기 1라운드에 맞춰서 컨디션을 잘 끌고 가려고 한다.

-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끝나고 회복은 좀 어떻게 했나

자가격리를 하면서 몸이 더 망가진 거 같다. 정신적으로 쉽지 않았다. 나는 집에서 했다. 혼자 있다보니 일주일을 다 내려놓고 쉬었다. 2주 차는 자전거로 운동을 좀 했다.

- ACL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기사를 보고 당황스럽긴 했다. 내가 그 정도 활약한 거 같진 않은데 이런 생각도 들고, 다 동료들 덕이다. 동료들이 다 잘 해줬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한다. (이제 전성기가 왔다는 평가가 있다) 예전보다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뛰면서 조금 더 상황을 바라보는 거 같고 전체적으로 팀원들의 도움을 받는 거 같다. 나는 동료들을 잘 이용하는 플레이를 하는데 서포트도 잘 받고 있다. 나 또한 동료들을 이용하는 방법들이 조금 수월해졌다.

- 수원이 어려운 시기를 겪다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는데, 뭐가 많이 달라졌나

제일 먼저 달라진 건 간절함이다. 레알 수원이라 불릴 만큼 많은 투자로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다보니 간절함이나 헝그리 정신이 떨어졌던 거 같다. 시간이 지나도 팀에 젖어있는 옛 습관 같은 건 쉽게 변하지 않았는데, 감독님이 부임하시면서 체질 개선이 된 거 같다. 한편으로는 좋은 평가들이 들리다 보니 자만하거나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인 거 같은데, 과도기를 넘길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야 할 거 같다.

- 카타르에서 삶은 좀 어땠나

카타르를 넘어가서는 선수들 자체도 ACL에 대한 동기부여가 개개인마다 잘 됐다. 분위기 자체도 경기에 굉장히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선수들도 간절했다. 그러면서 또 좋은 경기력이 나오다 보니 선수들도 잘 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거 같다.

- 팀 고참으로서 어린 선수단을 이끌어야 했는데

사실 ACL 원정을 준비할 때 쉽지 않겠다 생각을 하긴 했다. (염)기훈이 형도 빠졌고, 주축 선수들도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갔다. 긍정적인 요소보다 어려움이 많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게 오히려 우리에게 역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간절하게 준비했고, 더 하나가 됐다. 뭉치는 계기가 됐고, 뭉치면 할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준비하고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깨달을 수 있었다.

- 이번 ACL에서 수원이 굉장히 체력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준 거 같다

그때는 뛰면서 모두가 즐기고 있는 게 느껴졌다. 몰두해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한 명이 부족해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심감이 있었고 정말로 지지 않을 거라는 아우라가 있었다. 코칭스태프들까지 모두 똘똘 뭉쳤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 올해도 스리백으로 나서는 수원이다. 본인에게는 포백이 나은가, 스리백이 나은가

사실 많이 서본 자리가 편하다. 경찰청에 있을 때는 포백에 적응을 해 있다가 수원에 오면서 다시 스리백을 섰다. 또 계속 서다 보니 스리백이 굉장히 편하다. 지금은 스리백이 더 편한 거 같다. 그 포메이션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 부주장이 됐는데, 예상했었나

정말 예상 못했다. 어떤 이야기를 미리 들은 거도 아니고 감독님께서 그 자리에서 바로 말씀하셔서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었다. 훈련 끝나고 버스를 타고 오면서 갑자기 부담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제는 내꺼만 잘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도와줘야 한다. 물론 (김)민우형이 더 큰 역할을 하시겠지만 형을 서포트하는 역할, 선수들을 잘 이끌야 하는 역할, 상황을 잘 대처해야 하는 역할 등을 해야 한다. '무겁다'라는 느낌도 있었지만 영광스러운 일이다. 유스들을 위해 내가 기반을 잘 닦아놔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 수원 내에서 '매통령'이란 별명이 있는데

사실 계속 듣다보니 익숙해진 거지 항상 첫 번째는 부담스러운 자리다. 실험으로 따지면 내가 첫 번째 실험 같은 느낌이다. '항상 시작이 좋아야 한다,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는 말처럼 내가 잘해야 후배들이 올라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있다. 후배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싶은데, 꼰대가 될 까봐 겁난다. 나는 생각보다 쓴 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다. 꼰대처럼 안 좋은 부분은 지적하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다.

- 주로 어떤 조언을 해주는가

프로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멘탈적인 부분들, 축구를 대하는 자세 같은 걸 많이 이야기했다. 오래 선수 생활을 한 건 아니지만 12년째 수원에 있으면서 정말 많은 선수를 봤다. 너무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실패하는 어린 선수들을 봐왔다. 후배들이 그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기도 하다.

- 수비진에 새롭게 최정원이 합류했는데, 어떤 선순가

힘이 굉장히 좋은 선수다. 파워풀한 수비수다. 공격수들과 붙었을 때도 잘 안 밀린다. 버티는 힘이 상당히 좋다. 그런 장점을 잘 이용하면 K리그에서도 충분히 자신의 진가를 잘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양상민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 못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혼자 수비를 이끌어야 하는 부담감은 있다

어느 선수랑 뛰어도 중앙이라는 자리가 부담은 있다. 최종 라인이기 때문에 그 선수들이 뚫렸을 때 내가 막아내야 한다. 나는 우리 팀 선수들을 믿는다. 어느 팀과 붙어도 밀리지 않는 수비진이라 생각한다. 서로를 배려해주고 도와주려고 한다. 다 편하고, 든든하다.

- 수원이 후반전 실점이 많았었는데

심리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었던 거 같다. 그 시간만 되면 우리도 불안해졌다. 몇 분 남겨 놓고 실점. 우리도 인식하고 있다보니 쫓기는 느낌이었다. 그런 심리적인 게 플레이에 영향을 주고, 그 영향으로 실점했다. 감독님이 처음 부임하시면서 심리적인 부분보다 팩트를 지적해주셨다. 안 뛰어도 될 부분을 뛰다보니 비효율적인 경기를 운영하지 않았나, 그래서 후반전에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후반전에 실점하지 않았나, 이런 부분을 이야기 해주셨다. 이제는 초반에 효율적으로 압박을 가져간다. 후반전에 실점도 많이 줄지 않았나 생각한다.

- 한석종이 후반기에 합류하면서 조금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거 같다

(한)석종이가 들어와서 안정감을 준 게 사실이다. 활동량이 워낙 많고 헌신적인 선수다. 책임감이 있는 선수다 보니 수비적으로, 공격적으로 많이 서포트를 해주려 한다. (한)석종의 합류가 수비적으로 많이 도움이 된다.

- 제리치, 니콜라스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외국인 선수들은 누가 담당하나

(한)석희가 많이 챙기는 거 같다. 다가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그런데 사실 언어의 장벽이 있다보니 더 깊은 대화를 많이 못 한다. 나도 영국에 1년 정도 짧게 있어 봤는데 외국인으로서 타지에 머무는 마음을 잘 안다. 그래서 한 마디도 더 해주고 싶고, 공감해주고 싶은데 언어 때문에 쉽진 않더라. 이번 해에는 조금 더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헨리를 비롯한 외국인 선수들이 성격이 좋다.

- 다음 시즌에는 수원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딘가

ACL 진출까지는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즌이 생각대로 잘 풀리진 않지만 지금 준비하는 과정이나 분위기를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목표는 더 높이 잡아야 한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설정을 해놔야 거기 가까이 갈 수 있다. 나도 우승을 목표로 생각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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