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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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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8강전 마지막 승부차기 실축한 수원 삼성 장호익…펑펑 울던 그날, 축구 인생의 ‘변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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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할 때까지 수원 안 떠날 것”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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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하면서 처음으로 울었어요. 버스 타고 가면서 더 많이 울었어요.”

수원 삼성 수비수 장호익(28·사진)은 지난해 12월10일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자신의 실축 하나로 팀이 탈락했고, 축구 시작 이후 처음으로 펑펑 눈물을 쏟은, 바로 그날이다.

지난 6일 수원의 전지훈련이 열리고 있는 거제의 한 호텔에서 만난 장호익은 “올해 활약으로 지난해 실수를 만회하는 게 내 목표”라며 “제주에서 1차 전지훈련을 할 때는 체력을 끌어올렸고 거제로 넘어와 전술훈련을 하고 있는데, 몸이 조금 힘들지만 시즌이 시작할 즈음이면 많이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장호익은 지난해 12월10일 카타르에서 열린 빗셀 고베(일본)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전 승부차기에서 실축을 했다. 당시 수원은 수적 열세 속에서도 연장전까지 1-1로 맞서 승부차기에 돌입해 6-6까지 승부를 이어갔으나 7번째 키커로 나선 장호익이 실축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장호익은 “나 때문에 져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며 “경기 끝나고 버스를 타고 가면서 휴대폰으로 반응을 확인하는데 팬들이 질책이 아니라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더 많이 울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당시의 기억은 장호익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지난 시즌 후 수원과 3년 재계약을 한 그는 우승할 때까지 수원을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장호익은 “사실 구단에서 계약을 해줘야 가능한 얘기 아닌가”라며 껄껄 웃은 뒤 “하지만 팀에 헌신해야겠다는 생각만큼은 분명하다. ACL에서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긴 만큼 ACL에 다시 한 번 나가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가 이번 시즌 최대한 상위권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호익은 인내의 상징이다. 2016년 수원 입단 후 조금씩 활약을 이어가다 2018년 후반부터 슬럼프에 빠졌다. 재기를 위해 2019년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 입대를 선택했지만, 훈련 도중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으로 의가사 제대를 했다. 그러고 한동안 재활에 매진해야만 했다. 그 모든 악재를 떨치고 다시 일어서 수원 스리백의 한 축이 됐다. 장호익은 “우리 공격수들이 골만 넣어준다면 나를 포함한 수비수들이 상대를 무조건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거제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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