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기자]
사진=디스코드 |
[MHN 문화뉴스 김종민 기자]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가 지난해 최고의 SNS로 꼽은 회사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도 아닌 '디스코드(Discord)'다.
디스코드는 온라인 음성-채팅 앱이다.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서비스이나 게이머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서비스다. '배틀그라운드', '리그오브레전드' 등 온라인 게임의 보급과 시장 성장을 동력으로 삼아, 10-20대에서 주로 디스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게임 전용 채팅 및 소통 서비스로 2015년 출시해 탄생 2년인 2017년에 5천만 사용자를, 지난해까지는 3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1억 달러(한화 약 1100억 규모)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해 재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초창기에는 게이머를 겨냥한 앱으로 출발했지만, 코로나19 특수와 함께 범용 메신저로 진화하고 있는 디스코드, 무엇이 이토록 디스코드를 성공하게 만들었을까?
■ '속도'가 중요한 게임 전용 보이스 채팅, 음성 기술 확보
기본적으로 디스코드의 성공에는 탄탄한 기술력이 뒷배경이다. 초창기 간단한 채팅 기능만을 지원했던 디스코드는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했던 업무용 채팅 메신저 '슬랙'과 차별점이 없었다. 디스코드는 추가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많은 기능이 추가되며 현재는 화상회의까지 지원하고 있다.
화상회의, 음성, 채팅 등 기능이 늘어난 상황에서 사용자들이 주고 받는 다량의 정보를 처리하는데는 '속도'가 필수다. 특히 게임처럼 반응이 중요한 사용 환경에서는 매끄러운 음성 지원이 사용자 경험을 좌우한다. 문제는 이들 데이터가 양이 너무 많아 지연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는 점이다. 디스코드는 독자적인 음성 압축 기술과 사용자 연결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기술 경쟁력이 초창기 투자를 유치받을 수 있던 동력인 셈이다.
소리 듣기, '사운드 플레이'가 중요한 게임 배틀그라운드, 사진=펍지 주식회사 |
정보 처리 뿐 아니라 스카이프, 슬랙 등의 경쟁사에 비해 보안에서도 앞선다. 채팅 및 화상회의를 제공하는 '스카이프'의 경우 참여자의 대화 내용이 유출되는 등 보안 문제로 오랜 기간 논란에 시달렸다. 디스코드는 참여하는 채팅방과 소통 내용이 암호화돼, 사용 도중에 보안 검사에 막히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기능이 무료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저연령층의 게이머들을 위해 탄생했던 앱이라 가격을 낮추고 사용자를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주 수익 모델은 앱 내의 이모티콘 등 결제다. 이러한 특성은 디스코드가 단순한 채팅-보이스 뿐 아니라 일종의 '커뮤니티'로 사용될 여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스코드 측에서도 '게임 전용 메신저'가 아닌 '범용 소통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실제 사용한 디스코드는? SNS + 비공개 카페 + 화상회의까지 가능한 종합 플랫폼
사진=디스코드 캡처 |
우선 디스코드에 가입해 시작하면, 친구를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친구와 함께 채팅을 할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 등에서 사용되는 'DM(Direct Message)' 기능도 제공된다.
디스코드의 독특한 특징은 '서버'와 '채널'이다.
디스코드의 '서버'란 마치 온라인 카페, 페이스북 그룹처럼 소규모 커뮤니티를 말한다. 이 '서버'에는 소개 아이콘과 소개 메세지를 설정할 수 있으며 서버 내에 친구 및 유저들을 초대할 수 있다.
'서버' 내에는 목적에 맞는 다양한 '채널'이 개설된다. 음성 전용 통화방, 게임 전용 통화방, 문자 채팅만 주고 받는 방 등등이 이에 해당한다. 서버의 운영자는 참여자에게 '역할'을 부여할 수 있는데, 온라인 카페에서 관리자를 설정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역할의 이름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과거 국내 음성 채팅 앱 '토크온' 등에서 유행했던 10-20대의 '역할 놀이' 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진=서버와 채팅 |
채팅 관리 역시도 '토크온' 등 기존의 프로그램보다 간편하다. 서버 내에서 공지용 채널과 파일 다운로드 채널 등을 구분할 수 있다. 트위터의 '봇' 계정처럼, 특정 동작을 주기적으로 자동으로 반복하는 봇 역시 만들 수 있다. 악의적인 사용자의 경우 관리자 차원에서 차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버 내 일반 참여자 역시도 개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능 역시 의외로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찾기 어려운 기능이다.
서버의 채팅방에서는 여러 참여자들의 화상회의도 가능하다. 이러한 기능을 이용해 '스택오버플로(Stackoverflow)' 등의 IT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디스코드를 협업 툴로 사용한다는 내용을 찾을 수 있다. 채팅방에서는 이모티콘, GIF 등을 보낼 수 있으며 파일도 첨부할 수 있다. 이는 현재 화상회의의 플랫폼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줌에서도 제한적으로만 제공되는 기능이다.
다만 다양한 기능이 많다는 점 때문에 처음 디스코드에 가입한 사용자의 경우 헤맬 수 있다. 이 경우 초심자를 돕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자 프로필에 디스코드에 가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표기해 다른 사용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서비스는 'MZ세대(90년대 이후 출생한 10-20대 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계획적인 설계로 보인다.
■ 많은 기능에도 가벼운 용량, 게임 개발사에 API 제공
IT 기술자의 입장에서 디스코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호환성이다. 디스코드는 많은 기능과 정보량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으로' 가볍다. 업계에서는 서버 내의 정보를 검색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평가한다.
이어 다른 게임과 연동할 수 있는 API도 제공된다. API는 다른 서비스에 이식될 수 있는 기능인데, 대표적으로는 '구글 지도', '네이버 지도' 등이 해당한다. 일례로 '배달의 민족' 같은 앱을 사용하기 위해 배송지 정보를 지도 검색해야 하는데, 배달의 민족 측에서 지도 서비스를 처음부터 제작할 수 없으니, 네이버-구글 등의 데이터 제공 업체의 프로그램을 받아 사용해야만 한다. 이때 제공받는 프로그램이 API다.
사진=구글 캡처 |
디스코드의 API 제공도 비슷하다.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 음성 채팅 기능을 처음부터 개발할 수 없으니 디스코드의 API를 제공 받고, 게임 환경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해 게임을 제작한다. 게임 내에서 디스코드 채팅방과 연동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 게임에서 종합 플랫폼으로 향하는 디스코드와, 대기업도 뛰어든 비대면 소통 서비스 시장
화상회의, 보이스 채팅 등 비대면 소통 서비스 시장의 성장으로, 유수의 대기업들도 여기에 뛰어든 상황이다. 화상회의 시장 강자는 줌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작년 1월에 비해 줌의 주가는 29일 기준 5배 이상 올랐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나이즈에 따르면 줌의 시장 점유율은 40%에 이른다. 이를 쫓아가기 위해 IT 공룡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구글 미트,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를 출시했다.
사진=데이터나이즈 |
IT 칼럼 매체 맥갤러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일 사용자 수는 디스코드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가 유사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두 서비스 모두 이용자가 증가했을 것을 고려하면 막상막하다. 중국 출신 창립자로 인해 줌이 보안 이슈에 시달리고, 안드로이드 대표 주자 구글 미트의 타 기기 호환성 등이 지적되는 상황 속, 대기업이 뛰어들고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맞붙는 비대면 소통 플랫폼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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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인 차별점으로 향후 비대면 소통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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