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공룡플랫폼' 뜬다…"초격차 전략으로 경쟁자 없애기"

빅히트 위버스-네이버 브이라이브, 경쟁 대신 공생 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오보람 기자 = K팝 팬덤 플랫폼 사업에서 경쟁 구도였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가 연합 전선을 구축해 '초격차 전략'을 펼친다.

빅히트의 위버스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를 통합해 새로운 하나의 K팝 플랫폼을 출범시키기로 한 것이다.

이는 주요 K팝 글로벌 그룹들을 아우르며 질과 양 모두에서 다른 후발 플랫폼을 압도하는 '공룡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2015년 시작된 브이라이브는 대부분 아이돌 그룹들이 이용하는 K팝 플랫폼의 '터줏대감' 격이다. 월간활성사용자(MAU)가 3천만 명가량으로 추산되며, 각종 온라인 공연뿐 아니라 팬들을 상대로 한 실시간 라이브 기능 등의 강점이 있다. 스타가 직접 멤버십을 설계하도록 제작된 '팬십' 서비스도 있다.

빅히트가 지난 2019년 론칭한 위버스는 MAU 500만 명가량으로 비교적 신생 플랫폼이지만 이곳에 둥지를 튼 아티스트 라인업이 막강하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팬덤을 거느린 보이밴드 방탄소년단(BTS)이 위버스를 사용한다. 위버스에 결집한 BTS의 거대 팬덤은 빅히트 레이블 외부의 아티스트들이 최근 위버스에 잇따라 입점하는 유인으로 작용했다.

온라인 콘서트를 선보이는 BTS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빅히트가 플레디스 등 타 레이블을 인수하며 세븐틴과 뉴이스트 등 팬덤이 큰 그룹들이 추가로 합류했다. 빅히트 레이블 아티스트들이 지난해 가온차트 기준 '톱 100' 앨범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총 37%에 달했다.

빅히트는 위버스와 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을 통해 입점 아티스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할 뿐 아니라 공연 중계·MD(팬 상품) 유통 등을 모두 해결하는 내재화 전략을 펴왔다. 거대 IT기업에 의지하기보다 일종의 독자 진영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2019년에는 방탄소년단의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브이라이브가 독점 생중계하는 등 네이버와 협업하기도 했지만, 독자 전략에 주력한다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결국 양사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경쟁보다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내세운 청사진은 네이버가 가진 콘텐츠 송출, 라이브 스트리밍, 커뮤니티 플랫폼 분야 기술력과 빅히트의 비즈니스 역량을 합친다는 것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트래픽으로 보면 위버스보다 브이라이브가 훨씬 우위에 있지만, 브이라이브 플랫폼과 위버스 아티스트 라인업 간 시너지를 좀 더 우선시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위버스와 브이라이브가 합쳐 탄생할 새 플랫폼은 글로벌 시장에서 K팝 업계를 대표하는 '원톱' 플랫폼으로 팬덤 결집력을 키울 수 있다. 이를 통해 해외 아티스트를 끌어들이는 등 글로벌 확장성도 강화할 수 있다.

마침 이날 빅히트가 또 다른 글로벌 스타 블랙핑크가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으면서 통합 플랫폼의 아티스트 파워는 한층 막강해졌다는 평가다.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팬데믹으로 인해 공연과 해외 투어가 중단되면서 팬과 스타가 소통하고 콘텐츠·MD 판매 등이 이뤄지는 온라인 플랫폼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엔씨소프트도 오는 28일 아이즈원, 강다니엘, 몬스타엑스, (여자)아이들 등이 참여하는 K팝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론칭하는 등 최근 K팝 플랫폼 구도에 지각 변동이 이는 중이다.

김현용 연구원은 "(위버스가) YG 아티스트에 더해 해외 아티스트까지 섭렵하는 플랫폼이 된다면 경쟁자가 없을 것"이라며 "체급 차이가 더욱 벌어지는 '초격차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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