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24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 도중 심판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장충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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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로컬룰 적용에서 비롯된 혼란이다.
한국배구연맹은 26일 서울 마포구 사옥에서 포지션 폴트 규정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24일 우리카드와 한국전력 경기에서 나온 오심 논란 때문이었다. 이 경기에서 총 세 차례 포지션 폴트에 대한 갈등이 빚어졌다. 우리카드는 1세트 심판 판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8-8로 균형을 이루던 시점 한국전력 외국인 공격수 러셀의 서브 상황에서 후위에 있던 황동일과 오재성의 포지션 폴트 판정이 나오지 않았고, 이어진 8-9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오심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13-13으로 맞선 상황에서는 한국전력 이시몬의 서브 때 전위 황동일과 신영석의 자리가 애매했는데 이 장면에서도 포지션 폴트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우리카드에서 공론화했다.
6인제 배구에서는 서버가 1번으로 들어가고 전위 라이트부터 2, 3, 4번이 선다. 후위 레프트에 5번이, 가운데에 6번이 자리한다. 후위에 선 선수는 바로 앞 번호 선수보다 뒤에 있어야 한다. 1번은 2번, 6번은 3번, 5번 선수는 4번 보다 뒤에 자리해 상대가 서브를 시도해 공을 때리는 순간까지 정위치에 서 있어야 한다. 전·후위 모두 중앙 자리인 6번과 3번을 기준으로 네트를 바라보고 1, 2번은 오른쪽, 4, 5번은 왼쪽에 서야 한다. 포지션을 판단하는 기준은 발의 위치다. 몸이 벗어나도 발만 제대로 두면 포지션 폴트와 관계가 없다.
미디어 앞에 선 김건태 연맹 운영본부장 설명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위치 반칙을 판정하는 국제배구연맹(FIVB)과 V리그 로컬룰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FIVB는 위치 반칙 기준점을 서브 타구 시점으로 잡는다. 손바닥으로 공을 때리는 때에 공식적으로 경기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반면 V리그는 서브 토스 시를 위치 반칙의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FIVB 룰 기준이라면 서버가 토스 후 공을 타구하는 순간까지 선수들은 정위치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V리그 로컬룰에 따르면 토스 후의 위치가 포지션 폴트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로컬룰에 따라 앞서 언급한 세 장면은 모두 오심으로 판독됐다. 토스하는 순간 선수들의 위치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8~2019시즌 연맹은 세터가 후위에서 전위로 뛰어들어가 경기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이러한 로컬룰을 도입했다. 선의에서 시작한 로컬룰이었지만 이 규정을 팀들이 다양한 작전으로 변형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각 팀들은 이 규정을 통해 세터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위치를 조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결국 각 팀의 여러 변칙을 심판들이 따라가기 난해해지면서 이번 사례와 같은 논란이 나왔다.
연맹은 일단 이번 시즌까지는 기존의 로컬룰을 유지하는 대신 다음 시즌부터는 FIVB 규정을 따라간다는 구상이다. 김건태 본부장은 “전국의 유소년 지도자, 선수들이 V리그를 보고 있다. 국제룰을 따라가야 어린 선수들이 올바른 규정을 인식할 수 있다. 국제 대회에 나가면 우리 선수들이 불리할 수 있다. 규정을 제대로 인식해야 올림픽 같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라면서 “시즌 종료 후 각 구단과 논의를 해봐야 하겠지만 국제룰을 따르는 게 맞다는 생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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