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감독, 선수들과 함께 체력훈련…소통 위해 한국어 과외도
콜린 벨 감독과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 |
(강진=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과 콜린 벨(60) 감독의 호흡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다음 달 열릴 중국과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에 대비해 이달 18일부터 전남 강진에서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했다.
2019년 10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벨 감독은 1년 3개월째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소집훈련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벨 체제'는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활기찬 분위기다. 훈련 내내 선수들의 표정이 밝다.
훈련 강도가 높아지면 잠시 얼굴에 지친 기색이 스치다가도 이내 활기를 되찾는다.
훈훈한 분위기가 조성된 데는 먼저 벨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의 노력이 있었다.
벨 감독은 늘 스태프들과 함께 '선발대'로 훈련장을 찾아 직접 훈련을 준비한다.
대표팀 관계자는 "벨 감독님은 보통 훈련 시작 1시간에서 30분 전에 선발대로 훈련 장소에 도착해 훈련 도구를 배치하는 등 꼼꼼히 훈련을 준비한다"고 전했다.
훈련 중에도 벨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선수들 곁을 떠나지 않는다. 전술 훈련에서 직접 시범을 보이는 것은 물론, 체력훈련도 함께한다.
훈련 이끄는 콜린 벨 감독 |
선수들이 운동장을 달릴 때 코치진 역시 앞뒤에서 함께 뛴다.
벨 감독은 간혹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가 뒤처지면 불러 세워 천천히 하라고 지시하는 등 섬세한 지도도 잊지 않는다.
20일 오후 체력 훈련 중에는 달리기를 하던 한 선수가 힘들어하자 맷 로스 코치가 물을 들고 뛰어가 건네주며 다독이는 모습도 보였다.
또 벨 감독과 로스 코치는 지난해부터 한국어 과외를 받는 등 선수들과 소통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서 신뢰를 얻고 있다.
벨 감독은 훈련 내내 "좋아요", "자신감" 등을 외치며 선수들을 격려하는 한편, 중간중간 한국어로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도 한다.
요즈음은 한국어로 "도쿄(올림픽) 가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선수들에게 동기를 불어넣는다.
대표팀 주장 김혜리(31·인천 현대제철)는 "소집 때마다 감독님의 한국어 실력이 놀라울 정도로 늘어 있다. 소통도 점점 잘 된다"며 "감독님이 노력해주시는 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하시고 친해지기 위해 장난도 많이 치신다. 선수들이 원하는 부분을 말씀드리려고 찾아가면, 감독님은 이미 그걸 알고 계신다. 한 가지를 말씀드리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고 덧붙였다.
훈련 이끄는 콜린 벨 감독 |
벨 감독은 늘 '고강도' 훈련을 강조해 왔는데, 이제 선수들도 그의 스타일에 적응하고 있다.
임선주(31·인천 현대제철)는 "초반에는 고강도 훈련에 적응하지 못했다. 국내에서 그렇게 해본 적이 없어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제 조금씩 몸에 배면서 즐겁게 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벨호'는 다음 달 10일까지 강진에서, 다음 달 11일부터 18일까지 제주 서귀포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중국과의 PO 1차전은 2월 19일 오후 8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은 같은 달 24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쑤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중국을 넘으면 한국 여자축구는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새 기록을 쓴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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