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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미 주지의 사실이지만, 메이저리그(MLB) 이적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으로 큰 손실을 입은 구단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관망세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시즌을 예정된 4월 1일 개막할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인데, MLB는 2년째 불확실성과 싸우고 있는 셈이다. 자유계약선수(FA)도 직격탄을 뒤집어썼다. 미 CBS스포츠가 이적시장 개장 전 뽑은 ‘TOP 60’ 선수 중, 현재까지 계약을 맺은 선수는 10명 남짓이다. 1월 중순인데 아직도 50명이 남았다.
이번 오프시즌 최대 계약은 포수 제임스 맥캔과 뉴욕 메츠의 거래다. 맥캔은 4년간 약 4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5000만 달러 이상 계약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2위의 이름이 흥미롭다. 바로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김하성(26)이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MLB 도전에 나선 김하성은 마감시한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다. 조건은 4년 보장 총액 2800만 달러다. 인센티브와 5년차 상호 옵션이 모두 채워지면 총액은 5년 3900만 달러로 올라간다. 현 시점까지는 김하성보다 더 나은 조건의 계약을 한 선수가 맥캔밖에 없고, 밑으로는 그나마 김하성과 비슷한 계약도 찾아보기 어렵다.
기대했던 연간 1000만 달러를 밑돌았지만, 사정이 이쯤 되자 김하성이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어쩌면 유격수 전체 시장에서 김하성은 이번 오프시즌 1등이 될 수도 있다.
MLB 이적시장을 주로 다루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TR)의 FA 랭킹에서 김하성은 전체 7위였다. MLTR은 당시 김하성의 몸값으로 5년 4000만 달러(포스팅 금액 별도)를 예상했다. 연 평균 800만 달러 수준으로, 실제 계약 보장 금액에 인센티브를 합치면 거의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맥캔 또한 2년 2000만 달러를 예상했는데 역시 연 평균 금액은 적중했다.
유격수로는 디디 그레고리우스가 8위(예상치 3년 3900만 달러), 마커스 세미엔(예상치 1년 1400만 달러), 안드렐톤 시몬스(1년 1200만 달러)까지가 ‘TOP 20’ 선수였다. 계약 기간에 따라 총액은 달라지겠지만, 세 선수는 김하성보다 모두 나이가 많다. 당장 서른을 넘은 선수들이기도 하다. 얼어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3년 이상의 계약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연 평균 금액으로는 김하성을 넘을 선수가 있겠으나, 총액으로 봤을 때 김하성이 올해 오프시즌 유격수 최고가 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김하성에 대한 현지의 평가와 샌디에이고의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입단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해가 될 게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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