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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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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LPGA투어 기-승-전-고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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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최종전 우승, 2년 연속 상금왕

CME 투어 챔피언십서 역전우승

코로나로 막판 4개 대회 뛰고 영예

준우승 김세영은 올해의 선수상

중앙일보

고진영은 보름 사이 17억 원을 벌었으며, 세계 랭킹 포인트에서 턱밑까지 따라붙었던 2위 김세영과 격차를 크게 벌렸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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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골프 세계 1위 고진영(25)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0시즌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몇 대회 출전하지 않고도 가장 많은 상금의 주인공이 됐다. 마지막에 웃은, 그야말로 승자였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수선했던 시즌이었지만 한국 여자 골프는 변함없이 강했다.

21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고진영은 톱 랭커다운 경기력을 뽐냈다. 고진영은 지난 시즌 우승자이자 세계 2위 김세영(27)에 1타 뒤진 2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했다. 고진영은 12~14번 홀에서 3연속 버디로 승부를 갈랐다. 최종 라운드에서만 버디 7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인 고진영은 합계 18언더파로 우승했다. 김세영(13언더파)을 5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 상금은 여자 골프 사상 최다인 150만 달러였다.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대회 규모가 축소됐다. 그래도 LPGA 투어 대회 중 시즌 최다 우승 상금(110만 달러·12억1000만원)이 걸렸다. 우승으로 ‘잭폿’을 터뜨린 덕분에, 고진영은 2년 연속 L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다. 그는 시즌 막판 4개 대회만 출전해 166만7925 달러(약 18억3000만원)를 벌었다. 15일 US여자오픈 준우승으로 받은 48만7286 달러(5억3000만원)와 이번 대회 우승 상금 등 보름 사이 17억원을 쓸어담았다.

최종전 우승과 시즌 상금왕, 그리고 한 해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글로브 레이스 우승 트로피도 챙긴 고진영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거액의 상금을 어디에 쓸지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텍사스주에 집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미국 은행 잔고가 얼마 없었다. (상금을) 집을 사는 데 보태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고진영은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10월까지 LPGA 투어에 참가하는 대신 국내에 머물렀다.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6개 대회에 출전했고, 스윙 교정 등으로 시간을 보내며 LPGA 복귀 시점을 저울질했다. 지난달 초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고진영은 “미국에 갈 때만 해도 최종전에 출전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CME 글로브 레이스 상위 70위 안에 들어야 출전할 수 있었다. 복귀 후 두 대회를 치른 뒤 105위였다. 최종전 출전이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US여자오픈 준우승으로 45위로 뛰어올랐고 최종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최종전 우승으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우승 없이 한 해를 보낼 뻔한 고진영은 LPGA 투어에 진출한 2018시즌 이후 세 시즌 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최근 2승으로 세계 랭킹 경쟁에서 턱밑까지 따라붙은 김세영과 간격을 벌렸다. 최종전 최종 라운드 중반까지 김세영과 치열하게 경쟁한 고진영은 “친한 언니와 우승 경쟁을 하는 게 쉬운 마음은 아닌 것 같다. 나도 잘했지만, 언니도 잘했다”며 위로를 건넸다.

아쉽게 준우승한 김세영도 대회 후 값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PGA 투어 올해의 선수 경쟁에서 118점을 얻어 박인비(112점)를 제치고 타이틀 주인이 됐다. 올해 LPGA 투어 9개 대회에서 2승 등 6차례 톱10의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준 결과다. 김세영은 “올해 바랐던 상을 받아 정말 기쁘다. 올해를 잘 마무리했다”고 자평했다. 최저타수상은대니엘 강(미국·70.082타)이 받았다.

한국 여자 골프는 2020시즌에도 맹위를 떨쳤다. 올 시즌 LPGA 투어는 당초 33개 대회를 계획했다가 18개 대회로 진행됐다. 2승의 김세영과 고진영, 박인비, 박희영, 이미림, 김아림 등 한국 선수가 7승을 합작했다. 6승의 미국을 제치고, 한국은 6년 연속 LPGA 투어 최다승 국가가 됐다. 특히 메이저 4승 중 3승을 한국 선수가 차지했다. 이미림이 ANA 인스퍼레이션, 김세영이 KPMG 여자PGA 챔피언십, 김아림이 US여자오픈 정상에 섰다.

LPGA 투어는 내년 1월 토너먼트 챔피언스로 2021시즌을 시작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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