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포포프.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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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곳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갔으면 좋았을텐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이번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IG여자오픈에서 우승했던 소피아 포포프(독일)가 지난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적은 글이다. 여기서 언급한 대회는 17일 밤(한국시각) 미국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에서 개막한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이었다. 포포프뿐 아니라 지난 15일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아림(25)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나서지 않고 곧장 귀국했다. 올해 치른 LPGA 투어 4개 메이저 대회 우승자 중에 2명을 시즌 최종전에서 볼 수 없었다.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아무나 나갈 수 있는 대회가 아니다. 한 시즌 LPGA 투어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상위 60명을 추려 경쟁한다. 지난해 LPGA 투어 사무국은 대회 권위를 더 높이기 위해 우승 상금 규모를 여자 골프 사상 최고액인 150만 달러(당시 약 17억원)를 내걸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회수가 줄어든 올해는 출전 규모를 늘려 72명(초청 선수 2명 포함), 총상금 300만 달러(약 32억7000만원), 우승 상금은 110만 달러(약 12억원)을 걸고 대회를 치른다.
이 대회에 나가려면 각 대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해 매기는 레이스 투 CME 글로브 포인트 상위 70위 안에 들어야 했다. 한국에선 고진영, 김세영, 박인비 등 10명이 나선다. 그러나 포포프와 김아림은 순위에 들 랭킹 포인트를 얻지 못했다. 각 메이저 대회를 우승했을 당시에 LPGA 투어 비회원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AIG여자오픈 우승으로 지난 9월부터 LPGA 회원이 된 포포프는 비회원이었을 당시 메이저 우승에 따른 포인트 625점이 반영되지 않아 82위(232점)로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만약 AIG여자오픈 우승 포인트를 받았다면 10위권까지 오르고 넉넉하게 최종전에 나설 수 있었다. 미국에서 열린 대회 출전 자체가 처음이었던 김아림의 상황도 포포프와 비슷하다.
나탈리 걸비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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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회를 주최하는 미국 CME그룹 측은 지난 11일 메이저 우승자 대신 나탈리 걸비스(미국), 사라 켐프(호주) 등 스폰서 초청 선수를 출전시키기로 했다. 테리 더피 CME그룹 대표는 "걸비스와 2005년부터 알고 지냈는데 우리 회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켐프는 CME그룹 홍보대사다. 다만 둘은 올 시즌 성적이 좋지 못했다. '미녀 골퍼'로 더 잘 알려진 걸비스는 이번 시즌 6개 대회 중 1차례 기권을 포함, 한번도 컷 통과하지 못했다. 전성기에 비해 기량이 크게 떨어졌단 평가다. 켐프도 13개 대회 중 절반도 안 되는 5개 대회만 컷 통과했다.
이 때문에 미국 골프 매체들은 대회 최종전 출전 자격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논란거리로 봤다. 골프채널은 "김아림과 포포프가 나서지 않고, 왜 걸비스인가?"라고 전했다. 골프위크는 "출전권이 어떤 감정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이번 일은 분명 공정성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초청 선수로 나서는 걸비스는 골프채널 인터뷰에서 "출전 기회를 얻어 매우 흥분된다. 이 대회를 나설 줄 몰랐다. 지금은 그저 고개를 숙이면서 내가 할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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