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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속 US여자오픈 “있는 그대로 쳐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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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비와 번개로 인해 경기가 지연된 US 여자오픈 4라운드.[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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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폭우와 천둥 번개가 US여자오픈이 열리는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클럽을 내리쳤다. 9시 쯤 경기가 중단된 뒤 12시 40분 대회를 하루 뒤로 연기한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다. 한국 시간으로 14일 밤 11시에 재개된다. 챔피언조를 포함, 18명이 아직 티오프하지 않은 상태다.

휴스턴은 겨울에 비가 잦다. 이틀 전인 2라운드가 끝난 후 밤에도 폭우가 내렸다. 코스가 젖어 3라운드에서 선수들은 진흙 때문에 고생했다. 일반 대회에서는 비가 많이 오면 페어웨이, 때론 페어웨이와 잔디를 짧게 깎은 지역에서 '리프트, 클린 앤드 플레이스(lift, clean and place)' 규칙을 적용한다. 흔히 프리퍼드 라이(preferred lie)라고 부르며 공을 닦아서 다시 놓고 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메이저대회는 이 규칙을 거의 적용하지 않는다. 원래 US오픈은 코스가 어렵다. 공에 진흙까지 묻어 3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친 선수는 두 명밖에 없었다.

불만이 폭발했다. 린지 위버는 “이런 상태에서는 경기해 본 적이 없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도 할 수 없었다. 정말 잔인하다”고 미국 골프닷컴에 말했다. 사라 슈멜젤은 “진흙 때문에 샷이 통제가 안 되고 운이 결정한다. 이번 주에는 PGA 투어 대회가 없어 LPGA 투어가 하이라이트다. 우리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였는데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실수”라고 비판했다.

메이저 대회도 특별한 경우엔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한다. PGA 챔피언십은 폭우가 내린 2016년 이 로컬룰을 적용했다. 그러나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최하는 남녀 US오픈에는 이 룰을 한 번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USGA는 골프 단체 중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가다. USGA는 “규정을 악용해 누군가를 속일 여지가 있다. 공은 있는 그대로 쳐야 한다(play it as it lies)”는 논리를 댄다. 완고한 규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농담으로 “프리퍼드 라이는 lift, clean, place가 아니라 실제로는 lift, clean, and cheat(속임수)”라고도 한다.

USGA는 최종라운드 순연을 발표하면서 프리퍼드 라이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전 원칙을 그대로 지킬 것으로 보인다. 순연된 최종라운드에서 선수들이 진흙탕 싸움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김용준 경기위원은 “공을 들었다 놓는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가 있기 때문에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하는 것은 신중히 해야 한다. 남발하면 골프 본연의 박진감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진흙이 너무 많이 묻을 경우에는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서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US여자오픈에서 시부나 히나코(일본)가 4언더파 선두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지영이 1언더파 공동 3위로 가장 선두와 가깝다. 김세영, 고진영, 유해란, 김아림이 1오버파 공동 5위에서 역전을 노린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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