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올해 초 구단 스프링캠프 청백전에 투수로 나서 공을 던지고 있다. 박병호, 이정후를 비롯한 키움 간판 타자들이 모두 타석에 섰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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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키움 히어로즈 구단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KBO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선수협은 11일 보도자료를 내 "키움 히어로즈가 계속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이른바 '야구놀이'를 강요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 키움 구단은 (선수에 대한) 갑질 및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프로야구 팬을 사찰하고 기만하는 등 프로야구 근간을 흔드는 행위를 자행하는 키움 구단에 강력한 징계를 내려줄 것을 KBO에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허민(44) 키움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6월 키움의 2군 훈련장인 고양 야구국가대표훈련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이 끝난 뒤 일부 선수를 타석에 세워놓고 공을 던져 논란을 빚었다. 키움은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한 방송사를 통해 공개되자 일단 대외적으로는 사과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나 올해 키움에서 은퇴한 이택근은 "구단이 불법적으로 설치한 자체 CCTV를 사찰해 그 영상 촬영자가 나의 팬이라는 점을 찾아냈다. 이후 나를 불러 '그 팬의 영상 제보 여부와 그 배후를 털어놓으라'고 강요했다"며 최근 KBO에 '키움 구단과 관계자에 관한 품위손상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와 함께 김치현 키움 단장이 두 차례에 걸쳐 "허 의장님이 궁금해하신다", "하송 (전) 대표이사가 부탁하신다"며 이택근에게 배후를 캐묻는 녹취록도 공개했다.
선수협은 이 사태가 외부에 알려진 뒤 "사적인 목적으로 소속 선수들을 소집해 캐치볼과 투구 훈련을 수차례 지시해 온 키움의 행태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수차례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버젓이 갑질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프로야구 팬을 감시하고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프로야구 팬을 배신하는 행위다. 팬의 신상정보를 알아낼 것을 선수에게 사주하는 행위 역시 팬과 선수를 이간질하고 더 나아가 신뢰 관계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반기를 들었다.
선수협은 "키움이 소속 선수들에게 행하고 있는, 상식을 벗어난 갑질 행태와 부당한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KBO가 '클린 베이스볼'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프로야구 선수들의 권익을 짓밟고 프로야구 팬을 기만하고 있는 키움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고 엄중한 징계를 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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