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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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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공비 개인계좌 논란 이대호 “현금 쓴게, 문제인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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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회장인 이대호(38·롯데)가 회장 판공비를 두 배로 인상하고, 이를 현금으로 개인 계좌에 입금받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대호는 이에 대해 2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2년간 공석이던 회장직 선출에 힘을 싣고자 판공비 인상에 대해 저를 비롯한 선수들이 의견을 모았다”며 “판공비는 회장 보수 및 급여로 분류돼 세금을 공제하고 현금으로 주던 것이 창립 때부터 관행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선수협 예산은 최저 연봉(현 2700만원, 내년부터 3000만원) 선수를 포함한 모든 선수가 연봉의 1%씩 회비를 내 조성된다.

◇”문제인 걸 몰랐다”

판공비(업무추진비)는 공무 처리에 드는 비용이다. 김태현 선수협 사무총장은 지난 1일 판공비를 법인카드 등이 아닌 현금으로 받아서 쓴 것이 드러나자 “제 무지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인정하고 사퇴했다. 같은 날 저녁 “이대호 회장도 현금으로 판공비를 받아 사용했고, 액수도 두 배로 늘렸다”고 한 지상파 방송이 보도했다.

조선일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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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는 2일 기자회견에서 “내 이익만을 위해 판공비를 스스로 인상한 것이 아니다. 현금 지급이 문제라는 건 잘 몰랐다. 시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상 배경에 대해 “작년 2월 선수협회 미팅에서 2년간 공석이던 회장을 선출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후보로 거론되던 선수들이 난색을 표하자 유인책으로 판공비를 인상하는 데 의견이 모였고, 그해 3월 10개 구단에서 각각 3명의 선수가 참석한 이사회에서 판공비를 연 24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증액하기로 결정됐다”고 했다. 이사회 의결 후 다음 날부터 사흘간 열린 투표에서 이대호가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대호는 판공비 사용에 대해 “서울로 가는 경비, 선수 및 선수협 관계자와 이야기할 때 밥값 등을 결제했다”고 했다. 선수협이 아닌 이대호 개인 변호사 자격으로 함께 기자회견에 자리한 조민 변호사는 판공비 중 업무를 위해 사용한 내역이나 회의록 공개 등에 대해서 “법률적으로 검토해 가능하다면 추후에 공개하겠다”고 했다.

◇”회장 맡을 생각 없었는데…”

이대호는 이날 “원래 회장 후보가 아니었고 회장직을 맡을 생각도 없었다”는 말을 여러 번 되풀이했다. “당선될 줄 알았다면 판공비를 올리자고 하지 않았을 것” “선수협이 힘없는 조직이고 2년간 너무 힘들었다”고도 했다. 그가 받았던 판공비는 세후 월 400만원이 조금 넘는다. 이대호는 “너무 많은 금액이 아닌지 좀 더 깊이 생각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팬들의 반응은 차갑다. 특히 많은 팬이 “고액 연봉 선수가 최저 연봉의 두 배 넘는 돈을 추가로 받아도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대호는 올해 연봉 25억원을 받았다. 프로야구 최고 연봉자다. 다만 “판공비라는 명목은 잘못이지만 급여처럼 받았다면 큰 문제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3월 선출돼 2년 임기 만료를 앞둔 이대호는 판공비 논란이 불거지기 전 미리 사퇴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2017년 초 롯데와 4년 총액 150억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고,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다시 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왔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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