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 | 한화 이글스 제공 |
[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한화 이글스가 결국 외국인 감독을 선택했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터다. 한화 내의 얽히고설킨 파벌, 무사안일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감독이 좋을 수 있다. 감독 선택 성공 여부는 결과로 말할 뿐이다.
KIA의 맷 윌리엄스(55)는 메이저리그 감독 경험을 거쳤다. 선수 시절의 경력도 화려했다. 한화가 택한 베네수엘라 태생 카를로스 수베로(48)는 15년 동안의 마이너리그 감독을 거친 뒤 4년간 메이저리그 코치를 역임했다.
외국인 감독의 장점은 모든 것을 백지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선수에 대한 선입견이 없다는 점이다. 기존 국내 코치가 감독으로 승격할 경우엔 개인 선호도나 경험에 따라 선수를 과대평가하거나 혹은 평가절하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단점은 문화 차이로 인해 한국적 정서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얼마나 빨리 극복하고 한국적 정서에 빠져드는가가 중요하다. 언어차이로 인해 소통이 쉽지 않다는 점도 있다. 그러나 야구는 만국공통어이기 때문에 소통은 하기나름이다. 결국 문화 차이 극복이 급선무다. 좋은 예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를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시킨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가 유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이스터는 미디어와 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가을야구에서 패하고도 너무나 당당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워낙 어려운 터라 그자체만으로 성공이다. 하지만 KBO 리그는 다르다. 로이스터는 이 점을 너무 간과했던 것이다.
이제 외국인 감독이 10명 가운데 2명이다. 팀의 전력 여부를 떠나 자연스럽게 국내파와 해외파의 지도 스타일이 비교될 수밖에 없다. 만약 2021시즌 KIA와 한화가 동시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경우 성적 부진의 팀은 외국인을 또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파와 외국인의 가장 큰 차이는 귄위의식이다.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미국 문화는 언어 사용부터 같다. 코치이든 감독이든 선수는 “맷!” “카를로스!”로 부른다. 귄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감독으로서 선수 기용의 결정권을 갖고 있을 뿐이다. 달라지는 게 없다. 우리는 코치에서 감독이 되면 신분이 수직상승한다. 권위의식이 과도하게 형성될 개연성이 커지고 이는 팀내 소통에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2015년 스포츠전문 사이트 ESPN은 항목별로 조사해 현역 최고 감독을 뽑은 적이 있다. 당시 최고의 감독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브루스 보치(은퇴)였다. 항목별 조사 내용을 보면 마운드 운용(브루스 보치), 전략(벅 쇼월터), 선수와의 소통(테리 프랑코나), 엔트리 선수 활용(벅 쇼월터), 창조적 플레이(조 매든), 젊은 선수육성 및 동기부여(클린트 허들), 미디어 프렌들리(조 매든), 리더(브루스 보치) 등이었다. 종합 점수에서 보치 감독이 1위였다. KBO 리그도 이런 관점에서 감독의 자질을 살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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