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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유니폼은 NO' 황동일 "한국전력에서 뼈를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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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환호하는 한국전력 세터 황동일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수원=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세터 황동일(34)은 길고 긴 '저니맨'(여러 팀을 옮겨 다니는 선수) 생활을 한국전력에서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했다.

한국전력은 개막 7연패 이후 4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황동일을 비롯해 신영석, 김광국 등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들이 가파른 반등을 이끌었다.

전력이 몰라보게 달라진 한국전력은 4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내친김에 상위권 도약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이날 경기에선 장신 세터 황동일이 날아올랐다. 황동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풀타임을 뛰면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한국전력에서 여섯 번째 유니폼을 입은 황동일은 각각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철우, 신영석과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장신을 살린 유효 블로킹으로 높이 싸움에서도 팀에 크게 일조했다.

경기 후에 만난 황동일은 "6번째 팀을 옮기면서 그동안 많은 걸 느끼고 배웠다"며 "특히 (직전 소속팀인) 현대캐피탈에서 많은 걸 배웠다. 세터의 기본을 배웠던 게 이 팀에 와서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철우 형이 라이트, 러셀이 레프트다. 삼성화재 시절에 철우 형이 라이트, 타이스가 레프트였다. 그런 시스템을 해봐서 편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동일은 경기대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좀처럼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다.

194㎝의 장신 세터에 왼손잡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기복이 심했고, 평정심을 잃을 때가 적지 않았다.

많은 지도자가 그를 키워보겠다며 팔을 걷고 나섰지만, 결과는 번번이 좋지 않았다.

그 사이 황동일은 벌써 4번의 트레이드를 겪었고, 방출의 아픔도 한 차례 겪었다.

여러 팀을 전전했다는 것은 또 그만큼 백업 세터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황동일은 이제는 유랑 생활이 지긋지긋한 듯했다.

OK금융그룹에서도 뛰면 V리그 남자부 모든 팀의 유니폼을 입는 전무후무한 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만 황동일은 농담으로도 이를 거부했다.

그는 "경기 전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님이 'OK만 오면 다 뛰는 건데, 데리고 올까 말까' 농담을 하셨다. 그 팀엔 (이)민규랑 (곽)명우가 있어서 저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다"며 "한국전력에서 뼈를 묻겠다"고 웃었다.

황동일은 이민규가 곧 입대한다는 취재진의 말에도 거듭 "한국전력에서 뼈를 묻겠다"고 굳게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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