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오초아 고향 후배… 42년만의 멕시코 선수 정상
멕시코 과달라하라 출신의 PGA 투어 선수 카를로스 오르티스(왼쪽)와 전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 /카를로스 오르티스 인스타그램 |
은퇴한 ‘골프 여제’ 로레나 오초아(39·멕시코)의 고향 후배가 멕시코 선수로는 42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을 달성했다.
카를로스 오르티스(29·멕시코)는 9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파70)에서 열린 비빈트 휴스턴 오픈(총상금 700만달러)에서 투어 첫 승을 올렸다. 코로나에 걸렸다가 복귀한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등 정상급 선수들이 막판까지 따라붙었으나, 세계 160위 오르티스는 이날 버디만 5개 잡아내 2타 차 우승(합계 13언더파 267타)을 거뒀다. PGA 투어에서 우승한 세 번째 멕시코 선수가 된 그는 18번홀(파4)에서 7m 버디 퍼트를 먼저 집어넣고는 동반자들이 퍼트 끝내기를 기다리는 동안 눈물을 쏟았다. 미국에서 열린 PGA 투어 대회에 8개월 만에 갤러리 입장이 하루 2000명까지 허용돼 오르티스는 관중의 환호를 받을 수 있었다.
오르티스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출신이다. 어린 시절 오초아의 홈 코스였던 과달라하라 컨트리클럽에서 오르티스도 훈련했다. 오르티스가 열 살 때 미국 대학에 다니던 오초아를 처음 만났다. 오초아는 “고향에 방문할 때마다 쑥쑥 성장하는 오르티스를 봤다. 키가 크고 깡마른 그는 매일 오후 골프장에 나와 공을 아주 힘껏 쳤다”고 했다.
오초아는 주니어 선수들과 함께 연습하면서 눈 감고 퍼팅하는 시합도 했다. “이 퍼트를 넣으면 타이거 우즈를 꺾고 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다고 상상해보라”고 했다. 오르티스가 미국 대학을 거쳐 PGA 2부 투어에 데뷔했을 땐, LPGA 27승을 올리고 은퇴한 오초아가 먼저 “도움이 필요하면 무엇이든 얘기해달라”고 연락했다.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오르티스는 조언을 구했고, 멘토이자 친구가 되어준 오초아는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은 차단해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진 시간이 걸리니 잘 참아내라”고 했다.
오르티스는 2014년 2부 투어 3승을 거둬 1부 투어로 직행했지만, 118번째 출전한 1부 투어 대회에서 마침내 첫 트로피를 품었다. 지난해 동생 알바로가 남미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해 마스터스 무대를 밟은 최초의 멕시코 선수가 됐는데, 내년 마스터스에는 형이 나서게 됐다. 오르티스는 “새벽 6시에 가장 먼저 훈련하러 나오는 오초아가 열심히 노력해 꿈을 이루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오초아는 나에게 아주 좋은 본보기가 됐다”고 했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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